총선 보름 앞두고 英 정치일정 '올스톱'…사태수습 집중키로
여야, 총선 캠페인 전면중단 합의…메이 총리 '코브라 회의' 긴급소집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총선을 보름 앞두고 발생한 폭탄테러로 영국의 정치일정이 '올스톱' 됐다.
런던과 버밍엄과 더불어 영국의 3대 도시에 속하는 맨체스터에서 22일 밤(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22명이 희생되자 여·야는 치열한 정치공방을 뒤로하고 선거운동을 전격 중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23일 추가 발표가 있을 때까지 당분간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테리사 메이 총리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노동당은 일단 정부와 여당의 테러 수습에 전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메이 총리가 이끄는 여당인 보수당도 모든 선거운동 일정을 취소하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성명을 내고 "경찰이 끔찍한 테러 공격으로 간주하는 이번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메이 총리는 각료들을 내각사무처의 일명 '코브라'(COBR·비상대책회의실)에 긴급 소집해 안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영국 총리 관저가 위치한 런던 다우닝가에는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의 조기가 일제히 게양됐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를 놓고 영국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도 정치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와 집권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이날 총선 공약의 최종 버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니콜라 스터전 자치정부 수반 겸 SNP 당수는 애도성명을 내고 "이번 참사에 희생당한 분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6월 8일 치러지는 영국 총선은 메이 총리가 자신이 제시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전략을 놓고 국민의 신임을 직접 묻기 위해 치러지는 선거로, 하원의원 650명을 선출한다.
보수당 정권은 2015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며 정권 연장에 성공했지만, 브렉시트 협상력을 높이고 메이 총리의 집권 기반을 견고히 하기 위해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공개된 7개 여론조사 결과들을 집계한 평균 정당지지율은 현재 보수당이 46%, 노동당이 3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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