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독립' 황운하, 검찰비판 자제선언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경찰 내 대표적 수사권 독립론자로 평소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경무관)이 당분간 검찰제도 비판 글을 쓰지 않겠다며 '자중'을 선언했다.
황 단장은 그간 자신이 페이스북에 쓴 검찰 비판 글이 일부 과격한 표현으로 도마 위에 오르자 23일 글을 올려 "당분간은 의도가 무엇이든 검찰제도에 대한 비판적 논조의 글은 쓰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경찰대 1기 출신인 황 단장은 검찰이 수사권·수사지휘권·기소권을 보유하고,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게 한 한국 형사사법제도가 기형적이라고 비판하며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 개혁을 강력히 주장해왔다.그는 막강한 권한을 보유한 검찰 조직과 한국 검찰제도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육법당(陸法黨, 육군사관학교 출신 군인과 서울대 법대 출신 검사)', '정권의 충견', '악마 같은 검찰제도' 등 강한 표현을 써 논란을 일으켰다.
경찰 지휘부 내에서도 황 단장의 언행을 두고 '수사-기소 분리에 대비해 경찰이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비치는 것은 좋지만, 기관 간 대립각을 세우는 형태로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황 단장은 "비록 검찰 개혁이 화두이긴 하나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가 몹시 미흡하고, 경찰 또한 개혁 대상임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준비 중인 경찰 수사 혁신방안 마련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경찰은 검찰 개혁을 틈타 권한 강화를 꾀하려는 생각을 갖지 않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경찰 권한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에 대한 민주적 통제방안 등 권한 남용을 차단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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