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 '미니 인수위' 검토 거치며 미세조정(종합)
文대통령 공약 큰 틀서 개편은 최소화…업무보고 과정서 조율
김진표 "국정기획위 당연히 거칠 것…효율성 높일 방안 검토 가능"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고동욱 기자 =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4일부터 정부 부처들의 업무보고를 받기로 하면서 이곳에서의 논의 결과가 정부조직개편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새 정부는 이번 정부조직개편의 경우 최소한으로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니 인수위'에서 부처들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추가로 조직개편 의견을 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부처에서는 자문위원들의 성향이나 평소 언론 인터뷰 등에서의 언급까지 꼼꼼히 챙기면서 혹시나 조직개편 규모에 변동이 생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통적으로 정부조직개편은 인수위의 '단골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새 행정부 부처를 어떤 방식으로 구성할지를 먼저 정해야 내각 인선에 돌입할 수 있고, 구체적인 정책 조율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 정부에서는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 논의는 예전처럼 중요하게 다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선 문 대통령 스스로가 조직개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국정기획위에서 그 틀을 벗어나 논의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11일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를 예방해 우선 조직개편 범위를 최소화하고, 내년 개헌 때 완결하자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기획위 김진표 위원장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조직개편은)국정기획위를 당연히 거치게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큰 개편은 이미 대선 과정에서 문 후보의 입을 통해 발표됐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청을 확대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거나,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을 독립시키는 방안 등 문 대통령의 공약 위주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부처들 입장에서는 국정기획위가 24일부터 사흘간 이뤄지는 정부 부처 업무보고 후에 어떤 의견을 낼지가 조직개편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큰 틀의 변경은 하지 않더라도 국정기획위 의견에 따라 일부 부처의 기능을 떼서 다른 부처로 통합시키는 등 미세 조정은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전날 4대강 정책감사를 지시하면서 정부조직개편시 국토교통부 수자원국을 환경부로 이관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처럼 필요에 따라 부처간 조직을 주고받거나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위원장도 브리핑에서 수자원국의 이관을 예로 들며 "이처럼 각 부처 업무를 평가하고 분석하면서 5개년 계획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예산의 중복을 없애고 효율성을 높이려면 어떤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도 "국정기획위에서는 기존 부처들의 협업이 필수적이거나 경계를 구분할 수 없는 부처 융합적 정책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조직신설이나 개편 등에 대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번에는 간단한 조직개편만 하고 대폭 개편은 추후에 진행하는 등 '2단계 조직개편'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기획자문위가 당장의 '소폭 개편'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더라도 향후에 있을 '대폭 개편'에 대한 의견을 낸다면 비중 있게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기획위의 최종 목표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인 만큼, 내년이나 그 이후에 정부 조직을 어떻게 개편해 운영할지 역시 자연스럽게 논의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진표 위원장은 2단계 조직개편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도 가능한 방법이긴 하다"며 "그러나 지금 큰 개편은 대통령께서 선거 과정에서 발표한 것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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