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로 향하는 긴 행렬…아침부터 盧 전 대통령 추모 '열기'

입력 2017-05-23 10:23
수정 2017-05-23 10:28
봉하로 향하는 긴 행렬…아침부터 盧 전 대통령 추모 '열기'

8주기 추도식에 문재인 대통령 참석 예정…전날 도착 차에서 새우잠 자기도

(김해=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인 23일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아침 일찍부터 추모열기로 가득했다.

추도식은 오후 2시에 열리지만 봉하마을로 향하는 추모객 발길은 이른 아침부터 길게 이어졌다.



봉하마을 주차장과 인근 농로는 오전 9시께 이미 추모객들이 타고온 차량들로 가득 찼다.

전날 밤 봉하마을에 들어와 차 안에서 새우잠을 잔 참배객들도 있었다.

박모(36·대전)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추도식 행사를 꼭 보고 싶어 회사에 하루 휴가를 내고 어젯밤 미리 봉하마을에 와서 차에서 쪽잠을 잤다"고 말했다.

김해시가 임시로 투입한 셔틀버스는 오전 10시부터 진영읍 공설운동장에서부터 참배객들을 태우고 부지런히 봉하마을로 오갔다.

가족이나 개인, 단체 참배객들은 묘역에 하얀 국화꽃을 바치고 노 전 대통령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고인을 추모했다.

묘역 입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화환을 중심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각 정당 대표들이 모낸 화환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참배객들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도 다들 표정이 밟아 보였다.

이미숙(45·대구)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께는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마음의 빚이 항상 있었다"며 "올해 추도식은 슬픔보다는 노 전 대통령이 항상 말씀하셨던 '사람사는 세상'이 다시 시작될 것이란 희망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환(56·부산) 씨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우울한 5월이 희망의 5월로 바뀌었다"며 "추도식에 참석하는 다른 분들 마음도 저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이 모집하는 후원회원 현장가입도 이어졌다.

전남 고홍군에서 왔다는 정약역(82·여) 할머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냥 좋다"며 "늙어서 얼마나 오래 후원할진 모르지만 보탬이 되고 싶다"고 회원 가입 이유를 설명했다.

생가와 묘역을 관리하는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에서 운영하는 기념품점에는 밀짚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타는 노 전 대통령과 바람개비가 그려진 노란 손수건 등 기념품을 사려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이날 추도식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경호도 한층 강화됐다.

곳곳에 대통령 경호실 소속 직원들 모습이 보였고 경찰도 추도식이 열리는 행사장 입구에 엑스레이 검색대 2대를 설치하는 등 경호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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