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싸이' 갈증 풀어준 방탄소년단…"K팝 존재감 재확인"

입력 2017-05-22 17:18
수정 2017-05-22 17:47
'포스트 싸이' 갈증 풀어준 방탄소년단…"K팝 존재감 재확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서 수상…"앨범·공연·SNS가 성공 비결"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이 싸이 이후 부진했던 해외 시장에서 K팝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또 지난 5년간 '포스트 싸이'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가요계의 갈증도 풀어줬다.

방탄소년단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이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가 상을 받은 건 2013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톱 스트리밍 송' 비디오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그룹으로는 방탄소년단이 첫 수상이다.

빌보드는 이날 홈페이지 메인에 시상식 소식을 전하며 13관왕을 차지한 이 날의 주인공 드레이크의 사진과 함께 방탄소년단이 레드카펫에 선 모습 등을 나란히 게재했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대형 기획사가 아닌 중소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성공시킨 그룹으로, 세계 시장에서 꾸준히 앨범과 공연으로 인정받으면서 성장했다.

이들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2015년 12월 '화양연화 파트.2'를 시작으로 지난 3월 '유 네버 워크 얼론'까지 4개 앨범을 연속 진입시키며 K팝 사상 첫 기록을 냈다. 이 차트에서 정규 2집 '윙스'(WINGS)로 26위까지 올랐으며 4개의 앨범이 진입한 기간은 총 6주였다. 멤버들이 직접 음악을 만들면서 트렌디한 사운드에 세계의 또래들이 공감할 노랫말을 담아 호평받았다.

공연으로도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2015년 7월에는 미국 뉴욕, 댈러스, 시카고, 로스앤젤레스를 도는 투어로 총 1만2천500명을 모았지만 올해 3월 뉴어크, 시카고, 애너하임에서 연 총 5회 공연으로는 6만 관객을 모으며 외연을 확장했다.

임진모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2집 '윙스'가 '빌보드 200'의 26까지 올랐고 공연에서도 눈부신 실적을 내면서 소셜 미디어에서 영향력을 지닌 아티스트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동안 빅뱅과 소녀시대 등 해외에서 주목받는 스타 그룹이 나왔고 세계적으로 대중성을 확보한 싸이가 있었지만 이후 K팝이 부진하다는 느낌이 있었다"며 "이번에 방탄소년단이 K팝이 아직 세계 시장에서 살아있다는 존재감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싸이처럼 빌보드 차트에서 최초의 기록을 세우고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했지만 해외 진출 '루트'는 다르다.

싸이가 코믹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로 '유튜브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스타가 돼 갑작스럽게 해외에 '강제' 진출했다면 방탄소년단은 아시아뿐 아니라 북남미 등지로 꾸준히 투어를 돌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접점을 찾았다.

특히 SNS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원거리 팬들과 소통하며 막강한 팬덤의 기반을 다진 점이 주효했다.

이들은 빌보드 '소셜 50' 차트에서 저스틴 비버, 테일러 스위프트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총 25회 1위를 차지했고, 최근에도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거나 언급된 노래를 기준으로 선정하는 빌보드 '트위터 톱 트랙' 차트에서 영국 보이밴드 원디렉션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싸이는 최근 정규 8집 기자회견에서 방탄소년단의 성장을 칭찬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은 정말 기특하다"며 "나도 특이한 해외 진출 사례지만 이 친구들도 그렇다. 난 비주얼이 반영 안 됐고 이 친구들은 여러 가지가 반영돼 케이스가 다르다. 해외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던데 지금의 스코어는 괄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또 "'대디'로 활동할 때 음악 방송에서 이 친구들이 춤추는 걸 봤는데 뼈가 끊어지겠더라. 열심히 하는 기특한 후배들"이라며 "당부하고 싶은 건 오래 가든, 안가든 이미 아시아 뮤지션으로서 큰 성과를 거뒀으니 부담 갖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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