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3주년' 태국 테러추정 폭발로 뒤숭숭…28명 부상(종합)

입력 2017-05-22 17:14
수정 2017-05-22 17:46
'쿠데타 3주년' 태국 테러추정 폭발로 뒤숭숭…28명 부상(종합)

수도 방콕 軍병원·남부 얄라주 도로 등에서 폭탄 터져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지 3주년이 되는 22일 태국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 사건이 잇따랐다.

태국 경찰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방콕 시내에 있는 군(軍) 병원인 쁘라몽꿋끌라오 병원 접수창구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의 충격으로 유리 파편 등이 튀면서 지금까지 최소 24명이 다쳤으며, 부상자는 약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퇴역 군인 등 노인들이었다.

고위 경찰관인 스리바라 란시브라마나꾼은 "폭탄이 터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구체적인 정황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탄이 터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사건 현장에서는 시한폭탄에 사용되는 배터리와 전선 등이 발견됐다.

또 이날 말레이시아와 접경한 남부 얄라주(州)에서도 도로에 매설된 사제폭탄이 터지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순찰 중이던 군인 4명이 부상했다.

현장에서는 전자회로 기판과 쇳조각 등 사제폭탄 잔해로 추정되는 물건들이 발견됐다.

사건 발생 후 군부 최고 지도자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당국에 즉각적인 조사 착수를 지시하고 국민에게는 과민반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정부 대변인인 산센 깨우깜넷 중장이 전했다.

태국 군부는 극심한 정치 혼란과 폭력 사태를 종식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2014년 5월 22일 쿠데타를 선언했으며,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정부를 축출한 뒤 집권했다.

군부는 특별 보안조치에 해당하는 임시헌법 44조를 동원해 정치집회를 금지하고 군부에 대한 비판을 억누르는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해왔다.

덕분에 태국은 과거의 극심한 정치 혼란과 폭력 사태에서 벗어났지만, 수백 명이 체포돼 구금되는 등 인권이 유린당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또 태국에서는 지난 2015년 8월 20여 명이 사망한 방콕 에라완 사원 폭발을 포함해 테러 추정 폭발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런 폭발사고가 정치적 불만의 표출이며, 군부가 이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도 억누르지도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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