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천국' 스웨덴, 주택난·청년실업으로 20대 '캥거루족' 증가
부모와 사는 20~27세, 1997년 15%→2017년 24%로 늘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스웨덴에 사는 20~27세 청년 가운데 약 4분의 1이 부모에게서 독립을 원하고 있지만, 청년실업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주택난으로 인해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스웨덴 세입자연맹'이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21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입자연맹은 보고서에서 20~27세 청년 가운데 24%인 21만3천 명이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지난 1997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라고 밝혔다.
지난 1997년의 경우 20~27세 청년의 15% 정도가 부모와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 천국'으로 불릴 만큼 스웨덴은 복지제도가 잘 갖춰져 있지만, 주택 부족과 주택 가격 상승, 청년 실업 등으로 인해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와 함께 사는 이른바 '캥거루족'이 20년 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이다.
세입자연맹 측은 "내 집을 갖는 것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과 자존감, 그들의 삶을 개발하기 위한 선결 요건일 뿐만 아니라 웰빙사회가 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집을 갖고 싶어하는 21만3천 명이 집을 갖지 못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더 많은 집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지 57%의 스웨덴 젊은이들이 자가를 소유하고 있거나 자신이 직접 임대계약한 집에서 사는 것으로 집계돼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또 여전히 부모와 사는 젊은이 가운데 80%는 내년까지 독립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세입자연맹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아직 부모의 집에서 사는 젊은이들이 독립한 청년들보다 실업률이 높게 나타나는 등 상당히 경제적으로 어렵고, 훨씬 더 재정적으로 취약한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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