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어렵지 않아요'…K현대미술관 권오상·이동기展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서울 강남의 K현대미술관이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미술'을 지향하며 권오상과 이동기의 2인전을 열고 있다. 모두 자신만의 고유한 작업세계를 잃지 않으면서도 관객들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현대미술 작품들을 선보이는 작가들이다.
18일부터 시작된 전시는 2인전의 형태를 띠지만 층별 2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전시장을 이용해 작가별 개인전처럼 꾸몄다. 신작은 물론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구작까지 폭넓게 볼 수 있다.
권오상은 2차원의 사진을 3차원의 조각과 결합한 '사진 조각'이란 장르를 개척한 작가다.
인체를 실제 크기로 찍은 사진을 조각조각 잘라 붙여 인체형상을 만든 사진 조각 '데오도란트 타입'이나 잡지에 실린 보석이나 화장품 등 사진들을 오려내 철사로 세운 뒤 다시 사진으로 찍는 '더 플랫' 시리즈,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등을 실물 크기의 청동으로 제작한 '더 스컬프처' 시리즈가 대표적인 그의 작품들이다.
전시에서는 대표작들을 포함해 알루미늄판에 사진을 인화해 붙인 '뉴 스트럭처', 나무 표면에 이미지를 출력해 만든 부조 형식의 '릴리프'까지 근작들도 볼 수 있다.
바다의 신 넵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넵튠'은 처음 서울에서 전시된다. 3m 크기의 대형 작품인 넵튠은 고전적인 조각상의 형태지만 재킷을 입고 운동화를 신은 현대인의 모습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팝아티스트로 꼽히는 이동기는 아톰의 머리와 미키마우스의 얼굴을 조합한 캐릭터 '아토마우스'로 잘 알려진 작가다.
그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미지를 이용해 작업한다. 대중 매체의 여러 이미지를 무작위로 조합해 보여주는 '절충주의 '시리즈, 해외 사이트에 소개된 한국 드라마의 캡처 장면을 다시 그림으로 옮긴 '드라마' 시리즈, 화면을 두 개로 나누고 아토마우스 그림과 추상회화를 함께 담은 '더블비전' 시리즈 등 아토마우스 외에도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전시에는 이들 시리즈가 골고루 나왔다. 작가가 여기저기 무의식적으로 끄적거린 낙서들을 모아 캔버스에 크게 옮긴 '두들링' 작업과 최근 동양의 인문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작가가 강희안의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에 나타난 인물을 이용해 그린 작품 등은 비교적 최근 작업들이다. 만화의 한 컷을 크게 확대한 작업 등 전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초기작들도 볼 수 있다.
김연진 K현대미술관 관장은 "미술이 경외나 숭배의 대상이 아니며 작품을 감상하는 주체가 관객임을 강조하는 전시"라면서 "너무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들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9월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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