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인 평균자책점 1위' 임찬규 "세게 던지기보다 정확하게"
"7회 몸에 맞는 공 2개는 너무 아쉬워"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차우찬, 헨리 소사, 데이비드 허프가 하지 못한 일을 '5선발' 임찬규(25)가 해냈다.
임찬규는 2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임찬규의 호투 속에 LG는 3-2로 승리하며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LG 선발 중 최근 5경기에서 승을 올린 투수는 임찬규뿐이다.
임찬규는 시즌 4승(1패)째이자 개인 통산 롯데전 첫 선발승을 챙겼다.
경기 뒤 만난 임찬규는 "경기 초반에 공을 아낀 덕분에 중후반에도 힘이 남아 있었다"고 '적극적인 승부'를 승리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이날 임찬규는 공 13개만으로 1, 2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았다.
그가 가장 위험한 순간으로 꼽은 장면을 살펴보면 올 시즌 임찬규의 호투 이유도 보인다.
임찬규는 "이대호 선배 앞에는 절대 주자를 내보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3-1로 앞선 6회) 이우민 선배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루에서 이대호 선배님과 만났다"며 "'큰 것 한 방 맞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생겼고, '세게 던지기보다는 정확하게 던지자'라고 마음먹었다"고 떠올렸다.
임찬규는 몸쪽을 노리는 '정확한 직구'로 이대호를 3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다.
임찬규의 호투는 더는 놀랍지 않다.
그는 최근 4경기 연속 6이닝 이상, 1실점 이하의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규정 이닝에 1⅔이닝이 부족해 순위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ERA) 1.34로 이 부문 1위 라이언 피어밴드(kt wiz·1.42)보다 좋다.
임찬규는 "규정 이닝을 의식할 때는 아니다. 시즌 개막을 하기 전에 100이닝 소화를 목표로 했다"며 "100이닝을 넘기면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웃었다.
임찬규의 호투가 더 빛나는 건, 그가 우천으로 경기가 밀리면 등판일이 연기되는 '5선발'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그는 "불규칙한 등판은 내가 당연히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하는 것"이라며 "열심히 준비할 뿐"이라고 했다.
이날 임찬규는 공 68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7회 초에 내준 몸에 맞는 공 2개가 강판 이유였다.
임찬규는 "너무 아쉬웠다. 홈런이나 안타를 맞았다면 아쉬움을 덜했을 것"이라고 곱씹으며 "최근 볼넷을 줄이면서 2볼에서의 부담감이 사라졌다. 다음에는 사구도 줄이겠다"고 했다.
하나씩 목표를 이뤄가는 임찬규가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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