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회복 기미…고사 위기 지방공항 '훈풍'
청주공항, 전면 중단됐던 중국 노선 속속 운항 재개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으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노선 운항 전면중단으로 고사 위기에 놓였던 지방공항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사드 보복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청주국제공항의 면세점과 충청지역 관광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1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사드 조치로 중단했던 5개 청주∼중국 노선(선양·상하이·하얼빈·다롄·닝보) 운항을 오는 8월 20일부터 재개한다. 이 항공사 중국노선이 사실상 완전 정상화되는 것이다.
남방항공 역시 지난 3월 15일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여행 상품 판매 중단 조치에 따라 폐쇄했던 청주∼옌지, 청주∼하얼빈 노선 중 옌지 노선을 조만간 재운항하기로 했다. 조만간 청주~하얼빈 노선 재개도 점쳐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5일 중단했던 베이징 노선 운항을 이미 지난달 26일 재개했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 관계자는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항공사들이 꾸준히 수익을 냈던 청주∼중국 노선 운항을 다시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노선 재개 움직임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가 해빙 무드를 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에도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의 우리 정부 대표단장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을 만난 시 주석이 양국 관계를 중시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렇듯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노선 운항 재개 소식이 나오자 사드 사태 이후 중국 관광객 발길이 끊겨 줄줄이 폐업 위기에 놓였던 청주공항 면세점과 지역 관광업계는 반기는 모습이다.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청주공항 내 시티면세점은 사드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용객의 90%를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자취를 감추면서 매출이 전무하다시피 해 1억5천여만 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몇 달 치 체납했고, 직원들 월급을 주지 못해 유급휴가를 보내는 형편이다.
허지숙 시티면세점장은 "계속 적자가 쌓이는 걸 무릅쓰고 운영해왔다"며 "양국 관계 개선 소식이 들리고, 오는 8월 대부분 중국 노선운항이 정상화된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전담여행사 토마스 항공여행사를 운영하는 이정호 대표는 "사드 여파로 끊겼던 중국 현지 여행사와의 접촉이 최근 다시 시작됐다"며 "한국 내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서 다시 준비하고 있다"고 누그러진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 따르면 사드 문제 여파로 지난달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5천203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7%(5천894명) 감소했다. 운항 편수도 340편에서 268편으로 21.1%나 줄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운항 편수는 63편, 이용객은 6천374명(잠정수치)을 기록해 지난달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노선 일부 운항이 재개된데다 지난달 5일 처음 취항한 청주∼러시아 노선 운항과 더불어 베트남, 캄보디아, 대만으로 향하는 부정기 노선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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