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봉준호 "인간·생명 그리고 자본주의가 주제"

입력 2017-05-19 20:00
수정 2017-05-19 20:03
'옥자' 봉준호 "인간·생명 그리고 자본주의가 주제"

19일 칸영화제 '옥자' 기자회견 열려

(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우리는 자본주의에 살면서 즐거움도 있지만, 고통도 있습니다. 힘들고 피곤함을 느끼기도 하죠. 동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에 살면서 피로와 고통이 있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찍었습니다."

봉 감독은 19일 제70회 칸영화제의 '옥자' 기자회견에서 '옥자'의 주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봉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넷플릭스 제작영화로는 처음으로 '옥자'가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점 등 많은 화제를 모아서인지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참석해, 한 시간 가량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앞서 언론시사를 통해 공개된 '옥자'는 슈퍼돼지 옥자와 산골 소녀 미자의 우정과 모험 그리고 사회 풍자 등을 독창적인 비주얼로 담았다는 평을 받았다.

봉 감독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비교하는 질문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창작자 중에 자연과 생명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늘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옥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동물과 생명,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그 영역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다루지 않은 영역 같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슈퍼돼지인 옥자는 기업의 탐욕에 의해 탄생한 창조물이며, 기업은 자신들의 이미지를 포장하기 위해 동물과 어린 소녀를 이용하는 것도 마다치 않는다.

봉 감독은 '한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극찬에 대해선 "197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자꾸 보다 보니 몸에 스며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이날 '옥자' 언론 시사회에서 기술적인 문제로 시작 8분 만에 상영이 중단됐다가 재개된 데 대해 "영화제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

그는 영화의 장르가 헷갈린다는 질문에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면서 "남들이 '봉준호 장르'라고 부르는데, 저에게는 최고의 찬사"라고 답했다.

봉 감독은 넷플릭스와 작업에 대해선 "이 정도의 큰 예산을 100% 감독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정말 환상적이었다"면서 "캐스팅 기준 과정에서도 전혀 간섭이 없어서 감독으로서는 행복한 작업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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