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적 김성민 "감독님이 와인색 잘 어울린다네요"
2012년 '볼티모어 파동' 당사자…새 팀에서 활약 다짐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좌완투수 김성민(23·넥센 히어로즈)의 야구 인생은 누구보다 험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 상원고 재학 때인 2012년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했지만, 볼티모어가 신분조회 절차를 생략하고 접근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한야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게다가 볼티모어조차 계약을 포기해 김성민은 야구 미아가 됐다. 국내에서 야구 하기 힘들어진 김성민은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을 졸업했고, 징계가 해제된 이후인 지난해 8월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해 SK로부터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힘겹게 프로 유니폼을 입은 김성민은 SK의 기대를 받으며 신인으로 4월 한 달 동안 10경기에 등판했지만, 1홀드 평균자책점 6.17을 남기고 1군에서 말소됐다.
그리고 17일 SK와 넥센이 김성민과 좌완 김택형을 맞바꾸는 1대 1 트레이드에 합의하면서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개막 한 달 만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김성민은 19일 kt 위즈와 경기를 앞두고 수원 kt 위즈파크를 찾아 1군 선수단에 인사했다.
넥센 선수단은 따뜻한 박수로 김성민을 맞이했다.
그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와인색 유니폼이 잘 어울린다고 말씀해주셨다"며 넥센과의 첫 만남 인상을 전했다.
김성민은 처음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때 "왜 아무것도 보여준 것 없는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의 트레이드 상대가 시속 150㎞를 넘게 던지는 좌완 강속구 유망주 김택형이라 더욱 그랬다.
김성민은 "아직 보여준 게 없지만,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기회를 주셔 감사하다.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니 (SK) 형들이 '더 좋은 기회가 올 거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이야기해주셨다. (트레이 힐만) 감독님도 '1군에서 다시 만나길 바랐는데 트레이드로 보내서 미안하다. 하지만 넥센에서 더 많은 기회가 올 거니 아프지 말고 야구 하길 바란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소개했다.
넥센은 김성민을 선발 투수 자원으로 보고 화성 히어로즈(2군)에서 경험을 쌓게 할 계획이다.
김성민은 "구속보다 제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핀포인트로 던지도록 연습해서 올라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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