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업체 속여 122억원 가로챈 40대 '징역 5년'

입력 2017-05-21 10:02
거래 업체 속여 122억원 가로챈 40대 '징역 5년'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생산 물품의 재고량 등을 속여 거래 업체로부터 대금 122억원을 받아 챙긴 비철금속 도소매 업체 대표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승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허모(49)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비철금속 도소매 업체 대표인 허씨는 2014년 8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생산 물품에 대한 계량증명서와 물품보관증, 거래명세표 등을 허위로 작성해 거래 업체인 A사로부터 물품 대금 12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허씨 업체가 구리 플레이크를 생산하면, A업체는 허씨가 보고한 생산량에 따라 국제 구리 시세의 95.5%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허씨는 회사 이전으로 공장 부지와 설비, 기계 구매 등에 돈이 필요하자, 물품을 생산하지 않았는데도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로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A업체 영업담당 직원 B(35)씨가 허씨 업체에 보관된 물건의 생산량 검수와 재고량 확인을 소홀히 하는 점을 악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회사로부터 편취한 대금 액수가 크고 아직 회복하지 않은 실제 피해액이 26억원에 이른다"며 "범행이 발각된 이후 피해보상도 이뤄지지 않아 죄질이 무겁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대금을 받은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피해 회사에 물품을 꾸준히 공급해 실제 피해액은 편취액에 훨씬 못 미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B씨는 검수와 재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허씨 업체에 122억원을 송금, 소속 A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B씨가 임무를 소홀히 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행위로 A업체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고 허씨 업체가 재산상 이득을 얻는다는 인식 등 '고의'를 갖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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