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대만 국민당, 내일 새 주석 선출

입력 2017-05-19 16:47
'절치부심' 대만 국민당, 내일 새 주석 선출

우둔이 전 부총통 유력…친중국 노선 유지할듯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지난해 대만 총통선거에서 패배해 야당으로 전락한 뒤 절치부심해온 국민당이 20일 주석 선거를 치르며 새로운 진로를 모색한다.

국민당은 훙슈주(洪秀柱·69) 현 주석을 비롯한 6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치러지는 이날 선거에서 전 당원의 직접선거 방식으로 새 사령탑을 선출한다.

이날 선거는 특히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취임 1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국민당은 3년후에 치러지는 차기 총통선거를 겨냥해 정권교체를 다짐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선거에는 훙 후보 외에도 우둔이(吳敦義·69) 전 부총통, 하오룽빈(<赤+우부방>龍斌·64) 전 타이베이 시장, 잔치셴(詹啓賢·68) 전 부주석, 한궈위(韓國瑜·59)·판웨이강(潘維剛·60) 전 입법위원이 출마했다.

대만 민의(民意)학회가 국민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우 전 부총통이 31%의 지지를 얻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훙 주석과 하오 전 시장이 각각 14%, 13%로 뒤를 이었고 한 전 위원, 잔 전 부주석, 판 전 위원은 각각 4%, 2%, 1%에 그쳤다.

호감도 조사에선 33%를 차지한 우 전 부총통에 이어 하오 전 시장(13%)과 훙 주석(11%) 순으로 나타났다.

당선이 유력한 우 전 부총통은 대만 정치대 한국어과에 입학했다가 대만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뒤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 기자를 거쳐 타이베이 시의원, 가오슝(高雄) 시장에 이어 마잉주 정부 시절 행정원장과 부총통을 지낸 인물이다.

최근 국민당은 잇따른 선거 패배와 노선 갈등으로 심한 내홍에 시달라고 있다.

실제 지난 2013년 주석 선거에서 마 전 총통이 주석직 연임에 성공했다가 이듬해 치러진 지방선거 참패로 주석직에서 물러난 뒤로 주석직 교체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주석직 보궐선거에서 주리룬 신베이(新北) 시장이 당선됐다가 지난해 총통선거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진당에 대패하면서 주석직을 내려놨다. 이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훙슈주 주석이 당선됐으나 불안한 리더십으로 인해 당내 결속에 실패했다. 현재 국민당에 대한 당원들의 불만족도는 64.4%에 달한다.

이에 따라 새로 당선될 국민당 주석은 당내 통합 및 결속과 함께 새로운 노선을 정립하며 민심을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내년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의사 출신인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의 연임을 막고 타이베이시를 되찾아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어 오는 2020년 총통 선거에서 차이 총통의 연임을 막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현상유지 정책으로 대(對) 중국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국민당은 앞으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친(親) 중국 정책을 이어가면서도 기존과 다른 새로운 노선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만 연합보(聯合報)가 최근 실시한 설문에서 차이 총통의 양안 정책에 대해 불만족한다는 의견이 58%에 달했다.

우 전 부총통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중국에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92공식·일중각표'(九二共識·一中各表) 원칙과 마 전 총통이 내놓은 대 중국 정책인 '3불(不)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3불 원칙은 통일을 하지 않고(不統), 독립도 하지 않으며(不獨), 무력을 사용치 않는다(不武)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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