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학생, 학사 논문으로 '랩 앨범' 제출…우등 졸업

입력 2017-05-19 15:24
하버드대 학생, 학사 논문으로 '랩 앨범' 제출…우등 졸업

(보스턴 AP=연합뉴스) 미국 하버드대학 영어학부 학생이 학사 논문으로 랩 앨범을 제출해 우등 졸업하게 됐다.

오바시 쇼(20)는 이 학교 사상 처음으로 랩 앨범을 학사 논문으로 제출해 A- 학점을 얻었다. 이로써 그는 다음 주에 열릴 졸업식에서 우등으로 졸업할 수 있게 됐다.

하버드대학은 학생들에게 졸업 논문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으나, 우등 졸업하려면 논문을 제출해야 한다.

영어부 학생들은 대부분 연구 논문을 내지만, 영화시나리오, 소설, 시집 등 독창적 작품을 논문 대신 제출하기도 한다.

흑인인 쇼의 랩 앨범은 10곡으로 구성돼 있는데 대부분 미국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에 관한 것이다. 노예제, 경찰 폭력 등을 소재로 했는데 작사에 1년 이상 걸렸고 곡들은 어둡고 음울하다.

영국의 대문호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나 작가 제임스 볼드윈의 작품에서 영감을 끌어오거나 형식을 빌렸다.

그의 논문 지도교수 존 벨은 쇼가 "진지한 음악가며, 놀라운 인물"이라며 "영어 전공자들뿐 아니라 랩 애호가들을 사로잡는 앨범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쇼는 이 앨범을 만들기 위해 앨범 제작 기술을 독학하고, 친구들 도움을 받기도 했는데 "앨범 수준이 성에 차지는 않지만, 늘 배운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녹음은 하버드 캠퍼스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했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중음악 장르인 랩과 힙합은 갈수록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버드대학은 2013년에 힙합 전공자를 위한 장학금을 만들었으며, 애리조나 대학 등은 힙합을 부전공 과목으로 개설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클렘슨대학에서는 지난 2월 박사과정 학생이 이 학교 사상 처음으로 랩 앨범을 논문으로 제출했다.

자신의 앨범을 온라인에 공개할 예정인 쇼는 졸업 후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기업인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기사로 일할 예정이다.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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