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대서양사령부 부활 검토…러시아 잠수함 견제용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북극해와 북대서양 해역서 점증하는 러시아 잠수함들의 활동을 견제, 감시하고 유사시 대서양 항로 보호를 위해 냉전 시대 당시의 해군사령부를 부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나토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테러 대처에 주력할 것을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달리 나토 동맹들은 여전히 러시아의 점증하는 위협에 대한 방어력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 등 나토 동맹의 최고위 군사관리들은 이번 주 브뤼셀에서 사령부 복원 등에 관한 검토 결과를 브리핑받았다.
러시아 잠수함 함대는 냉전 이후 나토의 감시 능력이 쇠퇴한 틈을 타 별다른 감시도 받지 않은 채 북극해와 북대서양 해역에서 활동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군사기획가들과 방위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나토가 러시아와의 분쟁 발발 시 중무기 장비를 미국으로부터 유럽으로 신속하게 운송하는 계획을 부활시키면서 대서양 항로 보호를 위한 전략 개발의 중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만약 러시아와의 분쟁 상황이 발생하면 러시아 잠수함 함대가 미국의 수송선단 보호를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연구원들은 최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에 북극해와 대서양에서의 제기되고 있는 군사적 도전들에 관해 브리핑하는 가운데 러시아 잠수함들이 동맹들의 군사훈련을 방해하고 미국의 수송선을 공격하고, 아이슬란드와 캐나다 간 해저 케이블을 절단해 글로벌 통신을 저해하는 등의 도상 시뮬레이션 결과를 설명했다.
나토 관리들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한 해군사령부 설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사령부 설치를 통해 전쟁계획을 수립하고 회원국들에 정찰기와 순시함 기타 장비들에 대한 핵심 투자를 권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토를 주도한 나토 군사위원회의 페트르 파벨 위원장(체코)은 러시아에 의한 이른바 하이브리드 또는 비재래식 군사전술과 별도의 점증하는 테러 위협으로 검토가 불가피했다며 "우리는 북극해와 북대서양 등 모든 방향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토는 내년 2월 까지 사령부 구조에 관한 논의를 거쳐 사령부의 구체적인 권한과 위치, 참여국 등을 결론지을 방침이다.
CNAS의 제리 헨드릭스 연구원은 유사시 미국 수송선단의 유럽행을 보호하기위해서는 북극해와 북대서양 해역에서 러시아 잠수함들의 동태를 파악하는 것이 긴요하다면서 만약 러시아 잠수함이 아이슬란드 해역을 벗어나 대서양으로 잠적할 경우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는 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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