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잔디에 조명까지…'홈 이점'을 살려라
(전주=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서는 신태용호가 개최국으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함께 만만치 않은 '죽음의 A조'에 속했다.
한국은 20일과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 아르헨티나와 경기 후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잉글랜드와 맞붙는다.
신태용호는 세 경기 모두 오후 8시에 열리는 점을 고려해 저녁 시간대와 유사한 운동장 환경을 만들어 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잔디다.
대표팀은 운동장 잔디에 충분히 물을 뿌린 후 훈련에 임하고 있다.
저녁 시간대 잔디가 습기를 머금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물을 먹은 잔디는 푹신해져 선수들의 부상도 줄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잔디가 물에 젖으면 굴러가는 공의 속도가 더 빨라지는데, 이 경우 한 번에 찔러주는 패스로 골을 노리는 한국에 유리한 데 반해 세밀한 패스로 공격기회를 만드는 팀에는 불리하다는 해석도 있다.
경기 당일 운동장에 물을 뿌릴지를 결정하는 것은 FIFA 경기감독관의 몫이지만, 대표팀은 밤 시간대 습기를 머금은 잔디를 상정하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팀은 또 조명에도 신경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A조 팀들이 연습하는 전주 지역 훈련장 4곳 중 야간조명시설이 갖춰진 곳은 2곳뿐이다.
한국은 16일 파주에서 전주로 내려온 뒤 사흘 모두 조명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훈련했다.
대표팀은 19일도 가능하다면 조명시설이 갖춰진 운동장에서 훈련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음식, 기후, 시차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홈 어드밴티지는 우리 선수들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는 환경 적응을 위해 각각 일본, 베트남에서 전지훈련 후 한국 땅을 밟았다.
운동장을 메울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경기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끌어올 수 있는 유리한 점이다.
다만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으로 홈팀에 유리한 판정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홈 이점'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신태용호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2승 1무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뒤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4년 만에 4강행을 꿈꾸고 있다.
대표팀은 신화재현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울 조별리그 승리를 위해 신중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bsch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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