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美 사드체계 시험장?…"실제 적 미사일 첫 탐지"
발전기로만 가동시 레이더에 문제 생길수도…주한미군 '고민'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되어 지난달 말부터 가동에 들어간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가 실제 발사된 적 탄도미사일을 탐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가동 상태인 사드는 지난 14일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를 발사했을 때 이를 탐지했다. 주한미군은 화성-12 탐지 사실을 우리 군에 통보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20일 미국이 개발한 사드가 실제 적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탐지한 것은 처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드체계는 2005년부터 11차례에 걸친 비행실험을 실시해 8개의 단거리 미사일과 2개의 중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 비행시험은 대체로 시뮬레이션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1월 2일 태평양의 웨이크 섬 인근에서 이뤄진 다층미사일방어시스템 요격 훈련에서도 사드는 모의 시험으로 진행됐다. 사드는 모의 시험에서 공군 C-17 수송기가 발사한 단·중거리 탄도 미사일 역할을 한 목표물 2발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해 미국 국방장관실 소속 미사일 운용시험평가국은 "사드는 실전 배치된 지역에서 이지스 탄도미사일방어(BMD)나 패트리엇 미사일 등과 같은 다른 미사일 방어시스템과 연계해 상호운용되도록 만들어진 복잡한 시스템"이라며 "그러나 지금까지의 비행실험에서 사드 운용요원들은 다른 미사일 방어시스템과 연계해 사드를 운용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사드체계가 북한이 발사한 신형 IRBM 화성-12를 실제 탐지하면서 한반도가 사드체계의 운용 시험장이 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사드는 옛 소련의 신형 전역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1987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무기체계이다. 이후 2008년부터 미 육군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미군은 총 7개의 사드 포대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서 제작한 사드는 현재 6개 포대가 미군에 인도됐다. 미국 본토에 5개, 태평양 괌에 1개 포대가 있다. 올해 말까지 1개 포대가 미군에 추가 인도될 예정이다.
미 육군은 2013년 4월 북한의 무수단(화성-10)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공격 위협이 대두하자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북서쪽 정글 지역인 '사이트 아마딜로' 평지에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했다.
미 본토 이외 지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괌이 처음이었다. 35.7 에이커(4만3천700여 평)에 달하는 석회암 기반 수풀과 다년생 잡목지대를 제거하고 사격통제레이더와 발사대 2기, 교전통제소를 설치했다.
사거리 3천㎞ 이상으로 추정되는 무수단 미사일은 9번 시험 발사 중 한차례만 성공했으며 그것도 400여㎞ 비행에 그쳤다. 사드 레이더 탐지거리가 800여㎞인 점을 고려하면 괌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가 한차례 성공한 무수단 미사일을 탐지했을 리는 만무하다.
사드 레이더와 같은 기종인 AN/TPY-2 레이더는 일본, 이스라엘, 터키, 카타르에 배치되어 있다. 이스라엘과 터키 등에 배치된 레이더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들은 조기경보용 레이더(AN/TPY-2 FBM)여서 사격통제레이더(AN/TPY-2 TM)인 주한미군 사드체계와는 다르다.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가 사드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아직 실전 가동은 안 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사드 요격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적은 많지만, 실제 적국의 미사일을 향해 요격미사일을 쏜 적이 없고 실제 적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한 적도 없다"면서 "지금까지 이뤄진 것은 모의시험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사드 요격미사일의 교전 가능 고도는 40~150 km 수준으로 사거리 3천㎞ 아래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북한은 1천여발의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했으며 이 가운데 85%가 스커드·노동미사일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체계는 이러한 스커드, 노동미사일과 같은 단거리,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무기체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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