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도로 보는 세계·내전·절대민주주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지도로 보는 세계 = 파스칼 보니파스·위베르 베드린 지음. 강현주 옮김.
세계사와 국제 정세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제작한 지도 100개를 모은 책. 저자인 파스칼 보니파스는 프랑스 국제관계전략연구소장, 위베르 베드린은 프랑스 외교부 장관을 지낸 정치인이다. 프랑스에서는 2015년 출간됐다.
역사를 지도로 보여주는 '과거에 대한 큰 기준', 사회이론을 주제로 한 '세계에 대한 다양한 해석', 인구·경제·언어에 대한 현황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세계에 대한 포괄적인 자료', 주요 국가의 현안을 다룬 '각국 관점에서 본 세상' 등 네 개의 장으로 나뉜다.
북한과 핵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미국과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고, 일본과는 대화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주요 경제 파트너로 표시됐다.
저자들은 "21세기 남한은 미국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행동의 유연성을 얻고자 노력한다"며 "남한은 북한이 안정되기를 바라지만, 북한 체제가 진보하리라는 환상은 품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청아출판사. 160쪽. 1만8천원.
▲ 내전 = 조르조 아감벤 지음. 조형준 옮김.
현대 정치체제에서 인간을 '호모 사케르', 즉 죽일 수는 있지만 희생 제물로는 바칠 수 없는 존재에 비유한 이탈리아 정치철학자 아감벤이 '내전'이라는 틀로 현실 정치를 분석했다. 저자가 2001년 9·11 테러 발생 직후 프린스턴대 세미나에 참가해 발표한 내용을 다듬었다.
그는 고대 그리스가 민주주의와 내전을 오갔다고 분석한 뒤 9·11 테러도 일종의 내전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의 지적처럼 2000년대 이후 지구촌에서는 각종 내전과 테러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저자는 '혁명', '진보' 같은 개념이 아니라 '내전'이 정치를 작동시키는 주된 요소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극단적 긴장관계를 낳는 내전이 지속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민주주의다. 그는 선거를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민주주의는 내전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막는 방어 장치라고 주장한다.
새물결. 110쪽. 1만4천원.
▲ 절대민주주의 = 조정환 지음.
정치철학자이자 출판사 갈무리 대표인 조정환 씨가 '예술인간의 탄생'에 이어 2년 만에 내놓은 신간.
저자는 민주주의에 대해 "완전히 절대적인 지배, 즉 모든 사람의 자치적 공동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민 개개인이 정치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저자는 "시민의 제헌권력과 군주·귀족의 제정된 권력 사이에 커다란 간극과 긴장이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대의민주적 법치주의 속에서 은폐되고 억압된 절대민주주의를 되살려야 한다"며 생명, 세계화, 민주주의의 문제를 다룬다.
생명공학의 발달이 생명의 위기를 낳고, 자본의 세계화가 가난의 세계화를 가져왔다고 보는 저자는 시민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야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박근혜 정부를 '군주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촛불집회는 '민주제'로 규정한 뒤 둘 사이에 있는 정치 귀족집단이 군주제와 민주제 중 어느 쪽과 연합할지에 따라 향후 정치질서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갈무리. 496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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