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현대차그룹주 '활짝'(종합)
'트럼프 위기'에 한미 FTA 재협상 우려↓…주가 상승 부채질
현대차 4.10%, 현대모비스 2.97%, 기아차 2.83% ↑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새 정부의 재벌개혁안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현대자동차그룹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크게 올랐다.
이는 복잡한 순환출자나 취약한 지배구조에 가려진 기업의 가치가 개혁을 통해 제대로 드러날 거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몰리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우려가 약해진 것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자동차[005380]는 전날보다 4.10% 오른 16만5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가 현대차의 지주사 전환 기대감을 드러내 주가가 급등했던 3월 말 이후 약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종가다.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012330](2.97%), 기아차[000270](2.83%), 현대제철[004020](2.58%), 현대위아[011210](2.06%), 이노션[214320](1.63%) 등도 동반 강세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발탁했다.
'재벌개혁 전도사'로도 불리는 김 후보자는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센터 소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을 지내며 대기업 지배구조 개혁 운동을 주도해왔다.
새 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인사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재벌개혁안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의 기업가치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개혁안에는 지주회사 요건 강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금산분리, 순환출자 해소, 스튜어드십 코드, 상법개정 등이 포함돼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이런 모든 공약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지배구조 개편이 촉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취약한 지배구조를 고려하면 개편 과정에서 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경영권 승계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필요하다"며 "현대차그룹은 오너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 효율화, 주주환원정책 강화,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등 주가를 끌어올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막대한 현금 등 자산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주주환원정책까지 강화해 기업가치가 극대화되고, 현대모비스는 사업부문별 본질적인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기업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설까지 대두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도 현대차그룹주의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를 '끔찍한 협상'으로 부르면서 재협상 의지를 밝혀왔다.
만약 트럼프의 고집대로 한미FTA가 미국 측에 유리한 쪽으로 바뀌면 국내 자동차 산업에 손해가 가해질 우려가 있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폭됨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우려도 약해지며 현대차를 포함한 자동차업종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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