玉광산 거머쥔 미얀마 군부의 횡포…침입자 사살·비판다큐 차단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육박하는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 옥(玉) 광산을 지키려는 군부의 과잉대응이 도마 에 올랐다.
버려진 옥 원석을 찾기 위해 광산에 들어가려던 떠돌이 광부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살해하는가 하면, 광산과 군부의 관계를 파헤친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도 중단시키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18일 AF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중부 사가잉에 있는 한 옥 광산에서 군인들이 민간인들에게 총격을 가해 4명이 죽고 11명이 부상했다.
사상자는 대부분 떠돌이 광부들로 광산 소유주가 버린 질 낮은 옥 원석을 줍기 위해 광산에 들어가려다 변을 당했다.
이 광산은 군부 측 기업인 미얀마이코노믹홍딩스(UMEHL) 소유이며, 광부들에게 총격을 가한 군인들은 군 당국이 광산 경비를 위해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출신 국회의원인 마웅 타이는 "회사 측이 떠돌이 광부들에게 광산에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사건이 벌어졌다"며 "4명이 죽고 11명이 부상해 병원에 있다"고 전했다.
또 같은 날 최대도시 양곤에서는 옥 광산의 이권과 이를 향유하는 군부를 집중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회가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영국에 본부를 둔 부패 감시 비정부기구(NGO)인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날 양곤 시내 한 호텔에서 옥 광산의 이권에 개입하는 군부에 비판적인 다큐멘터리 영화 '옥과 장군들'을 상영하려 했다.
군부가 북부 카친주(州)에 있는 옥 광산 수익을 독점하고, 이를 소수민족과의 분쟁을 부채질하는 데 악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 아웅산 수치의 문민정부가 7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소수민족 반군과의 분쟁을 해소하려면 옥 광산을 통제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호텔 측은 상영회 직전에 "행사자가 양곤시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행사 개최 불가를 통보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허가가 필요한지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미얀마에서 생산되는 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따라서 미얀마의 옥 광산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지만, 수익은 대부분 군부가 독점하고 있다.
이번에 다큐멘터리 상영을 제지당한 글로벌 위트니스는 지난 2014년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에서 생산된 옥의 가치가 310억 달러(약 37조 원)로 미얀마 국내총생산의 절반에 달하지만, 옥 생산을 통해 생긴 수익은 대부분 군부와 전직 군인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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