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장기화에 북중접경 北무역상들 '직격탄'…초긴축 나서
북한식당 대신 값싼 한국식당 이용…저가 한국상품 이용 늘려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북한 핵실험·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장기화되면서 북중접경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상들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북중접경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잇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 대응으로 지난해 3월 이후 2차례에 걸쳐 대북제재 결의가 시행된 이후 접경지역의 북중무역이 얼어붙었다.
이 때문에 랴오닝(遼寧)성 성도 선양(瀋陽)과 북중교역 거점인 단둥(丹東) 등지에 거주하는 무역상들은 최근 수입이 줄어들면서 비싼 북한식당 이용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국식당을 찾고 있다.
접경지역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북한식당은 대개 점심시간에 식사를 제공하고 저녁·야간시간대에 술집 형태로 운영하는데 일반 식당보다 2~3배 정도 식사비용이 비싸지만 그동안 북한 당국 지시로 무역상들이 이용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수입이 준 북한 무역상들이 김일성 배지를 뗀 채 한국식당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북한식당에서 4명이 식사하면 요리 서너개와 맥주 몇 병만 마셔도 300 위안(약 4만9천원)을 훌쩍 넘기지만 한국식당에서는 200 위안 이하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선양의 '코리안 타운'인 시타(西塔)에서 한국식당을 운영하는 한 조선족 업주는 "얼마 전부터 평소 접하지 못한 낯선 손님들이 종종 찾아온다"면서 "식사주문을 중국말로 하더라도 자기들끼리 조선말 억양으로 대화를 나눠 조선(북한)사람인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시타의 한국상품 저가판매점에도 북한 무역상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판매점은 한국 식품과 다양한 가정·생활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팔면서 생활비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 무역상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중국의 유엔 대북제재 동참 이후 중국측이 북한 신의주 주민을 대상으로 30일간 단둥에 체류 가능한 통행증(일명 도강증) 갱신 및 신규 발급을 불허하면서 국경무역을 뜻대로 할 수 없는 신의주 사람들이 고충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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