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중관계 개선 눈앞"…내주 사드보복성 제재 대거 완화될듯
삼성·현대車 일제히 중국서 '기지개'…여행·문화 교류 완화 '뚜렷'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 개선 조짐이 뚜렷해진 가운데 이해찬 특사의 방중을 계기로 다음 주부터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취해진 중국의 보복성 제재가 대거 완화될 전망이다.
이미 관계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중 양국 기업 및 연예 기획사 간에 협력 논의가 활발해진 데 이어 다음 주부터 여행금지 완화와 문화·인문 교류 허용, 통관 완화 조치 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와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한국 정권 교체를 양국 관계 개선의 돌파구로 여기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대표단에 이은 이해찬 특사 방문을 기점으로 한중 관계 정상화에 나설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정부 당국자는 근래 연합뉴스 기자에게 이해찬 특사의 방중을 높이 평가하고 "한중 관계 개선이 눈앞에 와있다. 서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말했다.
한중 관계가 냉탕에서 온탕으로 바뀌는 분위기는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움직임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사태와 사드 문제가 겹치면서 중국 시장에 참패했던 삼성전자는 이해찬 특사의 중국 방문일인 이날 중국에서 갤럭시S8 공개 행사를 한다. 중국에선 이달 25일 정식 출시되지만, 한중 관계가 개선되는 시점을 절묘하게 맞춰 갤럭시 S8공개행사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사드보복성 불매 운동으로 직격탄을 맞기도 했으나, 한중 관계 개선 기류를 타고 중국 내에서 5번째로 충칭(重慶)공장 완공식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충칭공장을 사실상 완공하고도 사드 문제로 인해 완공식 행사를 엄두도 내지 못해왔다.
중국 당국이 사드보복 의지를 본격화한 이후 불매운동이 확산됐던 탓에 현대차는 지난 3월 연간 30만대 생산 능력을 보유한 허베이성(河北省) 창저우(滄州) 공장 가동을 며칠 중단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사드 때문에 사실상 중국내 모든 행사를 중지했던 삼성 등이 움직인다는 것은 한중 관계 개선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류 제재에 대한 완화 기류도 뚜렷하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작년 방영하려다 불발된 한류스타 이종석 주연의 '비취연인'이 최근 중국 내 동영상 플랫폼들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한국 제작진이 만들었다가 방영이 미뤄진 '래파설주취주'는 방영 채널과 이름만 바꿔 이달 중 방영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광수 소속의 킹콩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업체에서 광고 제안을 받고 일부 한류 가수 연예기획사들이 중국 업체로부터 행사 일정과 관련한 문의를 받는 등 금한령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통관이 덜 까다로워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한국 물품 수입을 위한 중국 업체들의 상담도 갑자기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화장품 수입이 예전보다 수월해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면서 "통과 또한 사드 제재가 한창일 때보다 검사가 덜 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15일부터 발효된 중국의 한국 단체여행 금지 조치는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다음달 초엔 가시적인 완화 조치가 나올 것으로 중국 여행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여행사가 한국방문 비자대행 서비스를 재개했고 온라인 중국 여행사에선 한국행 자유여행 상품들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를 반영하듯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중국인 관광객을 다시 유치하기위해 다음달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부산관광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원래부터 사드 제재라는 게 있다고 인정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제재 완화 또한 자연스럽게 점차적으로 이뤄지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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