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 "정윤회 문건 8가지 버전…조응천이 '역린'이라며 축소"

입력 2017-05-17 22:43
박관천 "정윤회 문건 8가지 버전…조응천이 '역린'이라며 축소"

"검찰도 최초 문건 있어…우병우, 최순실 과연 몰랐을까" 주장

검찰 "초안 형태 여러 건 대동소이…구체적인 진술·증거 없어"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황재하 기자 = '정윤회 문건'의 최초 작성자인 박관천 전 경정이 당시 문건은 수위별로 '8가지 버전'이 있었고 최초 문건에 최순실씨를 '비선 실세'로 지목한 이유가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정윤회 문건 파문의 재조사를 시사한 데 대해 검찰이 정윤회 문건에는 최씨의 구체적인 비리나 국정개입에 관한 부분이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박 전 경정은 17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은 정윤회 문건 2쪽 분량에 간단한 내용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문건에는 8가지 버전이 있었다"며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이 내용을 다 담으면 '역린'이라며 수위를 조절하라고 지시해서 농도가 톤 다운됐다"고 말했다.

박 전 경정은 이어 "검찰도 최초 문건을 포함해 8가지 버전을 다 가지고 있었다"며 "비공개 문건이었지만 검찰이 청와대에 협조해서 문건을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전 경정에 따르면 최초 문건은 3페이지 분량이었다가 최종 버전에서 1과 3분의 2페이지 분량으로 40%가 줄어들었다. 그는 공무상 수행한 일이라는 이유로 정확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최순실씨를 '권력 1순위'로 지목한 이유를 적시했다고 밝혔다.

박 전 경정은 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최순실씨를 모른다고 진술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우병우 전 수석이 최씨를 몰랐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고 실소했다"며 "검찰이 자료를 요청하면 민정수석실이 준다. (상식적으로) 읽어보지 않고 줬겠느냐"고 되물었다.

박 전 경정은 재조사에 대해서도 "문건 유출만 봐도 유출 동기 등 사건에 대해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이 많다"며 "이제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재조사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청와대 문건 유출 수사 당시 박 전 경정으로부터 새로운 내용의 추가 자료나 진술을 받은 바 없다"며 "기존에 밝힌 대로 2페이지 분량의 문건이 최종본"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소위 '초안' 형태로 보이는 여러 건 내지 버전의 메모식 문서가 수사 과정에서 입수됐으나 각 서류의 실질적인 내용은 대동소이했고 별 차이가 없었다"며 "당시 더 구체적으로 진전된 진술이나 증거가 제시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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