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특사-日외상 회담…"국민 대다수 위안부합의 수용 못해"(종합2보)

입력 2017-05-17 21:06
수정 2017-05-17 21:08
문희상 특사-日외상 회담…"국민 대다수 위안부합의 수용 못해"(종합2보)

"한일 추구 가치는 같다"…'가능한 이른시기 정상회담' 의견일치

"외상, '위안부 합의준수하라' 얘기 안해"…日언론 "착실한 실시 중요 입장 전해"

문 특사 "한일군사협정 지속 여부 새 정부 판단할 것"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특사인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은 1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을 만나 국민 대다수가 위안부 관련 한일 합의에 대해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문 특사는 이날 도쿄(東京) 외무성 청사에서 기시다 외무상과 가진 40분간 회담을 통해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노·무라야마·간 나오토(菅直人)의 담화,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내용을 직시하고 그 바탕에서 서로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덧붙였다.문 특사는 회담 후 "(일본 측이 위안부합의) 준수를 주장하면 파기를 (주장)해야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말씀은 안 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와 관련, NHK는 "기시다 외무상이 합의의 착실한 실시가 중요하다는 일본 측 입장을 전달한 것에 대해 문 특사는 한국 내 국민 대다수가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외무상이 회담에서 한일합의의 중요성을 지적했다"며 "문 특사가 문 대통령이 선거에서 내걸었던 합의 재협상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외무성은 이날 면담 결과 자료에서 "기시다 외무상은 한일합의를 포함해 양국 관계를 적절하게 매니지(관리)해 가고 싶다는 취지를 발언했다"고 밝혔다.

문 특사는 이날 만남에서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추구하는 가치는 같다"며 "두 나라 정상이 빨리 자주 만나서 남북 관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하되 자기를 다룰 때는 가을 서리처럼 하라(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는 얘기가 있다"며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한국 격언이 있다. 그동안 많은 시련이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봄바람처럼 한일관계가 잘 풀리고 전세계로 번졌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일본은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이 같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같다"며 "그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공동 대처해야 하는 급박한 안보상의 과제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특사는 "두 나라가 그 어느 때보다도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맺기를 희망한다"며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일 정상들이 자주 이른 시기에 만나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외무상은 "한국과 일본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소중한 이웃 나라고 문재인 정부와 다양한 과제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이뤄나가겠다"면서 한국 새 정부의 출범에 대해 축하의 말을 건넸다.

그는 이어 "북한이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닷새째 탄도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한 도발행위로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에 대한 대응에서 한일, 한미일이 연대해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사는 회동 후 "유익한 시간이 됐다. 진지했고 서로 하는 말이 대동소이했다. 미래지향적으로 성숙한 관계를 갖자는데 의견 일치를 봤다"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 대화의 절반 이상을 할애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대처하자. 한미일이 서로 공조하자는 데 의견이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문제가 거론됐는지에 대해선 "거론되지 않았다. 거론됐어도 이다음에 다시 할지 말지는 새로운 정부에서 판단할 것이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