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모래 어민대책위 "국토부 꼼수, 민관협의체 참여 거부"

입력 2017-05-17 17:03
바닷모래 어민대책위 "국토부 꼼수, 민관협의체 참여 거부"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바닷모래 채취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을 앞두고 어민들이 "국토부가 애초 취지와 달리 골재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며 참여 거부를 선언했다.

바닷모래채취반대 대책위원회는 "정부가 바닷모래 채취금지와 최소화 방안 등을 다룰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기로 약속했지만, 정작 국토교통부는 민관협의체를 골재업계 민원 해결 창구로 전락시킬 움직임을 보인다"고 17일 주장했다.



정부는 어민들의 바닷모래 채취 중단 요구가 거세자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바닷모래 채취해역의 과학적인 조사·연구, 바닷모래 채취금지 방안, 채취 최소화 방안, 환경친화적인 채취 방안 등을 논의하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도 전에 골재업계가 요구하는 '채취심도 10m 제한'을 재검토하는 안건만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어민들의 반발을 샀다.

해양수산부는 당초 2월 27일 남해 배타적경제수역 골재채취단지 지정연장과 관련해 '해역이용영향평가 협의 의견'을 국토부에 통보하면서 채취 심도를 10m로 제한하겠다고 결정했다.

이는 해저면에서 최대 10m 깊이까지만 모래 채취를 허용하겠다는 의미이다.

골재업체들은 채산성에 맞지 않는다며 이를 완화해야 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대책위는 "국토부는 민관협의체에 해수부, 국토부, 단지관리자, 어업인단체 외에 건설·골재 관련 단체까지 포함하기로 해 갈등만 더 키우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민관협의체가 합리적으로 구성될 때까지 참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정연송 어민대책위 수석위원장은 "바닷모래 채취 중단이나 최소화를 논의하기로 한 협의체를 국토부가 꼼수를 부리는 수단으로 변질시키는 것에 분노한다"며 "애초 정부와 어민들이 합의한 대로 민관협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달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부, 건설·골재협회, 어업인단체, 민간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민관협의체 회의를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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