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시의원 '해외 골프여행' 둘러싸고 신경전

입력 2017-05-17 17:07
청주시·시의원 '해외 골프여행' 둘러싸고 신경전

시의원 "시가 업체와 공모해 엮어", 청주시 "수사 의뢰 검토"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시 특혜 의혹이 제기된 폐기물 업체 임원과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청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신언식 의원의 처신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신 의원이 "청주시가 해당 폐기물 처리업체와 짜고 자신을 함정에 빠뜨렸다"고 주장하자 청주시가 발끈, 신 의원을 수사 의뢰하겠다며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

신 의원이 제기한 음모론과 그가 해외 골프여행 중 향응 수수 등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는 결국 사법기관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신 의원은 17일 기자회견을 해 자신의 해외 골프여행이 구설에 오른 배경에 청주시의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2 쓰레기 매립장 조성에 필요한 103억원의 예산을 통과시킬 목적으로 청주시가 이 예산 처리에 부정적인 나를 유인, 필리핀으로 끌고 가 함정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열린 시의회 임시회 때 신 의원은 청주시가 폐기물 처리업체인 'ES청원'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S청원은 오창산업단지 폐기물 처리장을 청주시가 추진하는 오창 후기리 제2매립장 인근에 조성하려는 업체다.

제2매립장 면적을 더 확장해야 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청주시가 ES청원 폐기물 처리장 조성 계획을 막았어야 하는데, 그 반대로 적합 통보를 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ES청원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신 의원은 지난달 9일 3박 4일 일정으로 이 업체 임원, 이 임원을 소개한 자신의 친구와 함께 필리핀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직전 이 업체 임원이 청주시 공무원과 통화 도중 신 의원과 골프여행을 간다고 얘기했고, 이 공무원이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에게 이 내용을 전달해 외부에 알려졌다는 게 신 의원 주장이다.

신 의원은 이런 점을 들어 "청주시가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ES청원과 짜고 필리핀 골프여행을 의도적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청주시는 신 의원의 주장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범석 부시장은 언론 간담회를 자청 "신 의원이 근거 없이 청주시와 업체의 유착 관계, 공모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적절한 해외 골프여행에 비판이 쏟아지자 신 의원이 이를 모면하기 위해 청주시에 화살을 돌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부시장은 "예산 처리에 부정적인 시의원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업체와 공모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신 의원이 제기한 음모론과 관련, 수사 의뢰를 포함해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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