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보수후보 라이시 대규모 유세로 '세과시'

입력 2017-05-17 15:48
수정 2017-05-17 15:52
이란 대선 보수후보 라이시 대규모 유세로 '세과시'

'연임 도전' 로하니 정부 실업문제 집중 부각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대통령 선거 후보 에브라힘 라이시가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대규모 유세로 세몰이에 나서며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보수 표심을 양분했던 경쟁 후보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테헤란 시장의 사퇴로 탄력이 붙으면서 연임을 노리는 중도·개혁 성향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그간 여러 여론조사에서 40∼50%의 지지율로 선두를 유지해왔지만 20% 중반대였던 두 보수 후보가 단일화하면서 판세가 요동치는 상황이다.

라이시는 16일 오후 테헤란 중심부 모살라(금요 대예배가 열리는 사원)에서 선거운동을 벌였다.

유세장에 수많은 지지자가 모이자 강경 보수 성향의 현지 일간 케이한은 17일자 1면에 '라이시 쓰나미'라면서 라이시의 지지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이시는 "나는 이란이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이를 해결할 계획이 있다"며 "집권하면 매년 최소 일자리 100만개씩 만들겠다"고 연설했다.

그는 로하니 현 정부가 핵합의 이후에도 실업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한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선거 운동을 펴고 있다.

이 자리에는 칼리바프 시장도 모습을 드러내 라이시에게 표를 달라고 지원 연설을 했다.

라이시는 전날에도 이란 제3의 도시 이스파한의 이맘 광장에서 수만명이 운집한 유세를 열어 세를 과시했다.

세계에서 2번째로 넓다는 이맘 광장이 라이시의 지지자로 가득 들어찼다.

그는 이 행사에서도 "내 경쟁 상대는 로하니 대통령이 아니라 현 정부가 4년 간 기록한 경제 성과, 부패, 빈곤, 실업, 비효율"이라며 "자기 이익만 챙기는 외국인에게 이 문제를 풀어달라며 기다리는 것은 잘못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로하니 정부는 핵협상을 너무 서둘러 성사시켰다"며 "핵합의는 결제되지 않은 수표로, 혁명 정신을 따르는 새 정부가 이를 현금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시는 대선을 이틀 앞둔 17일 이란 제2도시 이자 자신의 고향인 마슈하드 중심 쇼하다 광장에서 막바지 선거운동을 벌인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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