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 되찾을 때까지" 제주해군기지 반대 10년 문화제

입력 2017-05-17 15:05
"구럼비 되찾을 때까지" 제주해군기지 반대 10년 문화제

강정마을회장 "대통령은 '구상권 소송' 철회해 주민 눈물 닦아줘야"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운동 10주년을 맞아 17일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2012년 3월 발파된 구럼비를 기억하기 위한 문화제가 열렸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 관계자를 비롯해 주민, 평화활동가 50여 명은 기자회견으로 '구럼비 기억문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조경철 강정마을 회장은 "주민들은 마음의 고향인 구럼비 바위를 잃는 것도 모자라 해군기지 찬성과 반대로 공동체가 나뉘는 고통을 겪었다"며 "고향 땅을 보존하자고, 생명평화의 가치를 지키자고 나섰던 일은 온갖 범죄 혐의가 돼 우리 사람과 공동체를 파괴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강정마을은 기지 준공식이 있던 2016년 2월 '생명평화문화마을'을 선포, 군사주의에 맞서 생명평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활동은 전 세계적인 생명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에서 밝힌 바와 같이 조속하게 강정해군기지 구상권 소송을 철회해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것"이라며 "더 이상 제주를 군사기지화 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참가자들은 기지 정문 앞에서 인간 띠 잇기를 진행한 뒤 시낭송, 춤과 노래 공연, 마을 주민들의 구럼비 이야기로 꾸며진 문화제를 열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제주범도민대책위원회, 전국대책회의 등은 마을 곳곳에서 오는 19일까지 '구럼비 기억행동 주간'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회관 천막, 강정평화센터, 평화책방,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 삼거리식당, 문갤러리(의례회관 옆), 천주교 미사천막 등 마을 곳곳에 구럼비 기억공간을 마련해 투쟁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강정을 기억하는 ‘구럼비 인증샷’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해시태그 ‘#강정3650’, ‘#gangjeong3650’을 달아 구럼비를 기억하는 인증샷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된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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