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매니저 수입 2005년來 최저지만…연봉왕은 16억불 벌어

입력 2017-05-17 16:49
헤지펀드매니저 수입 2005년來 최저지만…연봉왕은 16억불 벌어

수학자 출신 제임스 사이먼스 2년째 연봉 1위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지난해 헤지펀드들의 투자 성적이 신통치 못한 탓에 펀드 매니저들의 보수가 2005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투자 전문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스의 자매지인 알파 매거진이 선정한 상위 25명의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지난해 챙겨간 보수는 총 110억 달러였다. 앞선 2015년에 상위 25명에 선정된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129억4천만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보수가 이처럼 크게 줄어든 것은 상위 25명 가운데 거의 절반이 지난해에는 한 자릿수의 수익률에 그칠 정도로 부진한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헤지펀드 리서치(HFR)에 따르면 지난해 헤지펀드에 100달러를 투자했을 경우의 평균 투자수익은 3달러를 밑돌았다. 채권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에 투자한 것보다도 못한 성적이다.

일례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지수펀드에 60달러를 투자하고 나머지 40달러를 뱅가드의 채권펀드에 투자했을 경우에는 수수료를 제외하고 8달러를 건질 수 있었다.

헤지펀드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큰 손실을 피하려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린 덕분에 운용 자금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년의 대부분을 신통치 못한 성적으로 일관해 지수 추종 펀드들에 인기가 뒤지는 추세였다. 실제로 지수 추종 펀드들에 분산 투자했을 경우의 수익률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앞섰다.

알파 매거진이 발표한 헤지펀드 매니저 순위를 보면 컴퓨터 알고리즘을 투자에 활용하는 매니저들이 족집게형 매니저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대거 올라간 양상이었다.

HFR에 따르면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헤지펀드들은 8년 연속 자금의 순유입을 기록하면서 운용 자산도 2009년의 2배인 9천180억 달러로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챙긴 헤지펀드 매니저는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제임스 사이먼스였다. 수학자 출신인 그는 주력 펀드 2개가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올린 덕분에 16억 달러(약 1조8천억원)를 벌어들이면서 2년 연속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브리지워터의 창업자로 350여명의 기관투자자 고객들의 자금 1천600억 달러를 운용하는 레이 달리오가 14억 달러를 벌어 2위를 차지했고, 투 시그마의 공동 창업자인 존 오버덱과 데이비드 시겔이 각각 7억5천만 달러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반면에 지난해 공동 1위를 차지했던 시타델의 케네스 그리핀은 보수가 무려 65%나 줄어든 6억 달러에 그치면서 5위로 내려갔다. 그의 주력 펀드 수익률이 8년 만의 최저인 5%로 떨어진 탓이 컸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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