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일기 두권 내용 일치…임진왜란 당시 상황·의병대장 확인
문경서 임진왜란 의병일기 발견…의병대장은 권의중
(문경=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경북 문경에서 발견된 두 권의 임진왜란 의병일기 내용이 일치해 당시 상황과 의병대장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됐다.
17일 문경시 등에 따르면 문경지역 의병활동 상황을 생생하게 기록한 의병일기 용사일록(龍蛇日錄)이 발견됐다.
문경시 산양면 송죽리 안동 권씨 집성촌에 기거하던 선비 권용중(1552~1598) 선생 일기가 후손에 의해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여러 곳에서 의병일기가 발견되곤 했지만 문경에서는 2011년 의병일기 용사실기(龍蛇實記)에 이은 두 번째다.
이 두 권 내용이 모두 일치해 임진왜란 때 문경 의병활동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즉 의병 명단, 날짜별 상황, 의병대장 등이 모두 같다는 것이다.
문경시 엄원식 문화재관리계장(박사·학예연구사)은 "임진왜란 영웅은 이순신·권율·곽재우 장군이지만 앞으로는 문헌을 통해 지역 의병 활약상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용사일록은 임진왜란 발생 이틀 후인 1592년 4월 15일부터 1597년 12월까지 쓴 한 권의 책이다. 130쪽 중 일기는 32쪽이고, 나머지는 저자 권용중 시와 글이 수록됐다.
권용중이 형이자 의병대장인 권의중(1547∼1602) 곁을 지키며 활동한 주요 내용을 소상히 기록했다.
일기에는 지역 선비들이 모여 의병을 조직하고 백성과 함께 무기를 갖추고 전투를 벌인 내용을 적어놓았다.
용사일록과 용사실기 내용을 바탕으로 문경지역 의병대장은 권의중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임진왜란에 이은 정유재란이 1598년 12월까지 계속됐으나 기록은 1597년까지만 있어 저자 권용중이 1598년 초에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엄 계장은 "의병은 자금 때문에 돈이 있는 선비들이 주도했다"며 "두 권의 의병일기 내용과 중요한 날짜·내용이 모두 일치해 당시 정확한 의병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오는 22일 임진왜란 옛 전적지인 점촌동 영신숲에 의병기념비를 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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