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복귀 이재현 CJ회장 "중대시점에 자리비워 가슴 아프다"(종합)
4년만에 공식행사 참석…"2030년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위"
(서울·수원=연합뉴스) 강종훈 이도연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했다.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013년 7월 구속기소 된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 회장은 17일 오전 수원 광교신도시 'CJ블로썸파크' 개관식 겸 '2017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해 "2010년 제2 도약 선언 이후 획기적으로 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그룹경영을 이끌어가야 할 제가 자리를 비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글로벌사업도 부진했다"며 "가슴 아프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3년 5월 온리원 컨퍼런스 이후 이 회장이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먼저 그동안 경영현장을 챙기지 못한 안타까움과 함께 임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이 회장은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하겠다"며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완의 사업들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며 "이를 위해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CJ주식회사 이채욱 대표이사 부회장, CJ제일제당 김철하 대표이사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와 국내외 전임원, 통합연구소 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향후 공격적인 경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이날 2020년 '그레이트 CJ'를 넘어 2030년 '월드베스트 CJ'를 새롭게 제시했다.
'그레이트 CJ'는 2020년 매출 100조원을 실현하겠다는 CJ그룹의 기존 목표이다.
'월드베스트 CJ'에 대해 이 회장은 "2030년에는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드베스트 CJ 달성은 CJ가 반드시 이뤄야 할 시대적 소명이자 책무이며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진정한 사업보국의 길이 될 것"이라며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지금 CJ의 콘텐츠, 생활문화서비스, 물류, 식품, 바이오 사업군은 국가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올해 5조원을 비롯해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특별사면 이후 건강 회복에 집중해온 이 회장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부축을 받기도 했지만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할 정도로 건강이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회색 더블버튼 재킷 양복을 입은 이 회장은 밝은 표정으로 중간중간 미소를 짓기도 했다.
개관식에서 이 회장은 삽을 들고 부인 김희재 씨, 그룹 주요 경영진과 기념식수도 했다.
이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 CJ 미국지역본부 상무대우와 이선호 CJ주식회사 부장도 개관식 등 행사에는 참석했지만 식수를 하러 나오지는 않았다.
식수를 마친 이 회장이 단상 옆에 서 있던 직원 100여명에게 양손을 들어 웃으며 손인사를 건네자 직원들이 큰소리로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개관한 CJ블로썸파크는 식품, 소재, 바이오, 생물자원 등 CJ제일제당 각 사업부문의 연구개발 역량을 모은 국내 최초·최대 식품·바이오 융·복합 연구개발(R&D) 연구소다.
약 4천800억원을 들여 지은 이 연구소는 축구장 15개 크기(연면적 11만㎡) 규모로, 약 600여명의 전문 연구인력이 일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서울, 인천 등으로 흩어져 있던 R&D 조직을 CJ 블로썸파크로 통합해 친환경 신소재 개발, 첨단사료 개발, 식량주권 확보를 위한 종자개발, 한식 세계화 연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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