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기' 안되겠다는 禹, 참여정부 당청균열 트라우마 깰까
"열린우리당·朴정권 혼란이 반면교사"…'질서있는 당청관계' 기치
당정협의에 초선투입 등 새시도…秋 "禹 척척박사" 단합 시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사령탑으로 우원식 의원이 선출되면서 우 신임 원내대표가 강조하는 '질서있는 당·청 관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 원내대표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와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대립각을 세우며 혼란을 겪었던 점을 '반면교사' 삼아 극복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일각에서는 당·청 협력 기조가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 거수기'가 되지는 않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는 과거 당·청 관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발전적 관계를 정립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당·청 관계와 관련해 "두 개의 반면교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는 저희가 17대 국회 여당일 때 보여준 우리의 모습이다. 그때 과도한 개혁 요구를 하면서 당·청이 아주 혼란스러웠다"며 "국민에게 불안감을 준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04년 6월 김근태 전 상임고문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서 당시 정부의 분양원가 공개를 두고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논쟁하자"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고, 우 원내대표는 당시 김 전 상임고문의 비서실장으로 바로 옆에서 이를 지켜본 바 있다.
우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런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발전적인 당·청 관계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우 원내대표는 "또 하나의 반면교사가 지난 정권이다. 여당이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청와대와 수직적 관계가 됐다"며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제대로 청와대에 전달하지 못해 불통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문제 제기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평화방송 라디오에서도 "당·청 일체를 얘기하면서 대통령이 요구하는 바를 그대로 수용하고 거수기 역할을 한 결과가 어땠는지 너무 잘 봤다. 당·청은 협력을 해야 하는 관계이지만 그렇다고 거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개헌안 마련을 약속하며 청와대나 정부와 별도로 국회에서의 '할 일'을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우 원내대표는 "분명한 것은 다음 지방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단일안을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약속은 천지가 개벽해도 지키는 것인가'라는 물음에도 "네 그렇다"고 답했다.
이처럼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대립 관계도, 수직 관계도 피하겠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당·청 관계 정립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전날 당선 직후 "17대 국회 때 여당의 초선 의원으로 활동했는데 초선 의원이 당정협의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어 아쉬웠다"며 "초선들은 국회로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외부에서 느끼는 문제점도 많다. 초선 의원도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의 당정협의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17대 열린우리당 때처럼 당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다양하게 분출되면서 청와대와 자칫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극복할지가 우 원내대표의 과제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사실상 '투톱'으로서 당을 이끌어갈 추미애 대표와의 호흡을 어떻게 맞추느냐도 중요한 포인트다.
현재로써는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 모두 당·청 일체를 강조하며 '협력모드'를 보이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대표는 "원내대표가 어제 선출됐고 원내수석부대표도 선출됐다. 단일대오로서 국민께 인사드리겠다"며 "우 원내대표는 을지로위원회에서 을(乙)을 지키는 파수꾼이자 분쟁을 해결해온 문제해결사, 척척박사다. 제가 박사학위를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자 우 원내대표는 "제가 석사까지만 학위를 땄는데, 추 대표가 척척박사라고 해 주셔서 영광스럽다. 척척박사의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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