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으로 중국발 크루즈 취소…대만 항로 개척한다

입력 2017-05-17 11:00
'사드 보복'으로 중국발 크루즈 취소…대만 항로 개척한다

연말까지 취소 건수 380건

(세종=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발 크루즈의 한국 입항이 연말까지 줄줄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소 건수만 380건에 달한다.

해양수산부는 국내 국적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대신 일본·동남아 노선 개척에 나섰듯 크루즈도 노선 다변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보고 대만 항로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

17일 해수부에 따르면 3월 15일 중국 당국이 한국행 단체여행 판매를 제한한 뒤 중국발 크루즈선들이 한국 입항을 잇달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제주 입항 260회, 부산 입항 101회, 인천 입항 19회가 취소됐다.



그동안 중∼한∼일 크루즈 노선이 인기를 끌었다. 중국 상하이·톈진·칭다오에서 크루즈선이 출발해 제주·부산·인천 중 1곳을 들렀다 일본을 찍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는 4박 5일 또는 5박 6일 여행상품이 많았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지시로 한국에 기항할 수 없게 되자 크루즈 여행객들은 "한국·일본 2개국 여행을 하려던 계획이었다"며 일정을 취소하는 등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해수부도 올해 크루즈 관광객 200만명 유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한국에는 크루즈 관광객 195만명(791회)이 다녀갔고, 이 가운데 178만명(91%)이 중국인이었다.

올해 1∼4월 크루즈 입항은 145회(28만명)로 작년 150회(34만명)보다 줄었다.



해수부는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본다. 여전히 480회 입항 예약이 남아 있고, 새로운 항로 개척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타 등 중국발 크루즈선을 운항하는 글로벌 선사들은 상반기 한국 입항 예약만 취소하고, 하반기는 한·중 관계 개선이 나아질지 지켜보고 있다.

해수부는 한∼러∼일 노선을 개발한 데 이어 한∼일∼대만 신규 노선을 유치하고자 한다.

대만은 최근 크루즈 관광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적 크루즈 선사가 없이 여행사가 외국적 크루즈를 빌려 관광상품을 직접 구성·판매하는 형태다.

해수부는 대만 여행사들이 한국 문화와 관광에 관심이 많기에 크루즈선을 타고 한국·일본을 여행하는 5박 6일 상품을 만들어 올해 하반기 시범 운항을 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수부는 18일 대만 타이베이 셔우드호텔에서 '크루즈 유치 행사'를 개최하며 부산·인천 항만공사와 부산·인천·제주·전남·강원 등 5개 지자체 담당자들이 참여해 유치활동을 벌인다.

대만 측에서는 교통부 관광국 공무원, 외국 크루즈선사, 여행사, 현지 항만공사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한다.

5개 지자체가 각 항구 주변의 관광·체험·쇼핑·먹거리를 설명하고, 해수부 등이 입출항 스케줄을 협의한다.

해수부는 이 행사와 별개로 이달 30일∼31일 외국 12개 선사 관계자 30여 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크루즈 유치를 위한 활동도 벌인다.

엄기두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미국·일본·대만 등 주요국에서 진행하는 현지 홍보행사를 통해 크루즈 시장 다변화 및 크루즈 관광객 유치 확대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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