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호텔에 '트럼프에 주는 뇌물은 여기에' 사인 등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15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트럼프호텔 정면에 눈길을 끄는 프로젝터 사인이 나타났다.
예술가이자 영화감독인 로빈 벨이 호텔 건너편에 밴을 끌고 와서 프로젝터로 아치형 호텔 입구 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격하는 문구를 비춘 것이다.
CNN에 따르면 벨은 '트럼프에게 주는 뇌물은 여기에(PAY TRUMP BRIBES HERE)'라는 문구와 화살표를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이 호텔에 외국 지도자들을 묵게 함으로써 일종의 접근 통행료를 받아간다는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벨은 "이건 분명히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일상적인 정치 같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벨은 또 헌법상 '보수조항(Emoluments Clause)'을 빗대 '보수 환영, 24시간 오픈'이라는 사인도 비췄다.
보수조항은 미 연방 관리가 외국으로부터 어떤 형태의 보수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다. 외국 지도자, 왕족 등으로부터 받는 모든 선물, 대가 등이 이해 충돌을 일으킨다는 법리다.
벨은 러시아와 터키 국기를 보수조항 문구 옆에 함께 비췄다.
앞서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이라는 감시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상 보수조항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냈다.
트럼프호텔은 트럼프 그룹이 미 연방조달청(GSA) 소유 건물을 리스해 운영하는 곳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때도 이 호텔을 이용했다.
연방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산 신탁 등 법적 조처를 통해 이 호텔로부터 어떤 수입도 얻을 수 없도록 해뒀기 때문에 헌법상 보수조항을 위배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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