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최하위 KIA vs 1위 LG, 수치가 전부는 아니었다

입력 2017-05-16 23:08
불펜 최하위 KIA vs 1위 LG, 수치가 전부는 아니었다

KIA 홍건희-김윤동-임창용, LG 불펜 5명에 판정승



(광주=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시즌 4차전.

1, 2위 팀 간의 맞대결답게 두 팀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양 팀 선발인 KIA 김진우, LG 차우찬이 나란히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경기는 2-2로 맞선 7회부터 불펜 대결로 이어졌다.

LG는 최동환, 진해수, 김지용, 윤지웅에 이어 마무리 신정락까지 투입하는 물량공세를 펼쳤고, KIA도 홍건희와 김윤동에 이어 임창용을 투입해 맞불을 놓았다.

불펜 싸움에서는 LG의 승산이 커 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2.50으로 리그 1위인 데 반해 KIA는 6.62로 리그에서 가장 나빴다.

두 팀의 기세에서도 LG가 앞섰다.

LG는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로 KIA에 선두 도전장을 던졌다.

이에 반해 KIA는 최근 10경기에서 팀 타선이 집단 부진에 빠지며 3승 7패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불펜 싸움으로 경기가 치달으면 막강 필승조를 꾸린 LG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승부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정작 무너진 것은 LG 불펜진이었다.

KIA는 2-2로 맞선 7회초부터 홍건희를 첫 주자로 내세웠다.

홍건희는 1사 후 손주인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김용의를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초 1사 1루에서는 김윤동이 바통을 이어받아 2⅔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내주고 노히트로 틀어막았다.

하이라이트는 연장 11회초였다. '뱀직구'라는 별명을 얻었던 '창용불패' 시절의 구위를 회복한 임창용은 2번부터 시작한 LG 타선을 상대로 삼진 2개를 곁들여 깔끔하게 돌려세우고 흐름을 완전히 KIA 쪽으로 돌려놓았다.

불펜이 철벽같이 버티자 타선도 힘을 냈다.

KIA의 안치홍은 LG의 6번째 투수이자 마무리인 신정락의 3구째에 힘껏 배트를 휘둘렀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듯 보였던 타구는 펜스 상단에 맞고 안쪽으로 떨어졌고 안치홍은 여유 있게 3루에 안착했다.

분위기가 급격히 KIA 쪽으로 넘어왔고 이범호는 신정락의 5구째를 우중간으로 날려 안치홍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경기를 끝냈다.

KIA는 이날 LG와 불펜 총력전에서 승리하며 선발진뿐만 아니라 불펜진에서도 선두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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