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달성에도 팀 패배…김태균 "내 출루가 승리에 도움됐으면"
70경기 연속출루로 이치로의 일본 기록 69경기 연속출루 추월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70경기 연속출루 행진에 성공한 날이었지만, 김태균(35·한화 이글스)의 표정은 어두웠다.
김태균은 16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회 상대 선발 최원태의 초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쳤다.
'일본 야구 아이콘' 스즈키 이치로(44·마이애미 말린스)의 일본 기록(69경기)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대만프로야구에서 린즈성이 109경기 연속 출루한 적이 있어, 아시아 기록으로 볼 수는 없다.
김태균은 넥센 야수들로부터 기념구를 건네받았다. 70경기 연속출루는 상대도 축하를 전하는 대기록이다.
하지만 기록을 기념할 시간이 없었다.
이날 한화는 넥센 우완 선발 최원태(8이닝 4피안타 1실점 비자책)에게 틀어막혀 1-2로 패했다.
한화 타선은 김태균의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는 4⅓이닝 동안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경기 뒤 김태균은 "송광민과 윌린 로사리오처럼 좋은 타자가 있어서 내게 승부를 걸어오니 출루를 할 수 있었다"고 동료에게 공을 돌리고 "출루 기록은 의식하지 않는다. 내 출루가 팀 승리에 도움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김태균에게 70경기 연속출루를 달성한 이 날은 '여러 날 중 하루'일 뿐이었다.
그에게 '출루'는 일상이다.
출루 행진을 시작은 지난해 8월 7일 대전 NC 다이노스전부터 이날까지, 매 경기 한 차례 이상 출루에 성공했다. 이 기간 출루율은 무려 0.500이다.
김태균은 "KBO 기록을 세운 뒤에는 출루 기록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한 타석 한 타석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몸을 낮추지만, 그의 목표대로 매 타석 집중하면 미국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인 1949년 7월 1일부터 9월 27일까지 이어간 84경기 연속출루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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