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군산 벚꽃나무 절반 훼손…3천292그루만 남아
(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100리 벚꽃길'로 명성을 날렸던 전북 전주∼김제∼군산간 벚꽃나무가 고령화와 관리소홀로 절반가량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전북도의회 강병진 의원이 공개한 국도 26호선(번영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 도로에 남겨진 벚나무는 모두 3천292그루에 불과하다.
벚나무를 처음 심은 1970년대와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김제구간은 88%가 줄었다.
주요 요인으로는 잦은 도로공사가 꼽혔는데, 전체 멸실 벚나무의 47%가 도로 확장 포장이나 선형 개선공사 등으로 뽑혀나갔다.
염화칼슘 살포로 인한 생육불량, 병충해 방제 소홀, 태풍, 교통사고도 원인이 됐다.
반면 최근 3년간 식재된 벚나무는 전주구간에 20그루에 불과했다.
강 의원은 "그동안 벚꽃길은 사실상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국 벚꽃 명소가 오히려 미관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벚나무를 다시 잘 가꾸고 도로 폭을 줄여 일정구간을 걷는 길로 만들고 문화공간도 조성해 생태관광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번영로는 일제강점기인 1908년 호남평야 곡식을 군산항으로 빼돌리기 위해 만든 국내 첫 신작로다.
이후 민간단체가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아 1975년 벚나무 6천400여 그루를 식재해 '벚꽃 100리길'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벚나무들이 마흔 살을 넘겨 고사하면서 그 명성을 잃어가고 찾는 발길도 끊겼다.
전북도는 전주·군산·익산·김제시와 함께 '벚꽃길 되살리기'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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