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복귀 첫날의 피곤…김태균, 대기록 수립 전 마지막 위기

입력 2017-05-16 19:38
부상 복귀 첫날의 피곤…김태균, 대기록 수립 전 마지막 위기

5월 11일 롯데전, 마지막 타석에서 풀 카운트 접전 속 볼넷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스즈키 이치로(44·마이애미 말린스)의 일본 출루 기록을 넘어설 때까지, 김태균(35·한화 이글스)이 꼽은 가장 큰 위기는 '5월 11일 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김태균은 4월 23일 수원 kt wiz전 첫 타석에서 2루수 앞 내야안타를 쳐 65경기 연속출루에 성공했지만 왼 허벅지 통증을 느꼈고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다가 결국 4월 3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치료를 받은 김태균은 5월 10일 귀국했고, 11일 바로 1군으로 복귀했다.

경기는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3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친 김태균은 팀이 0-1로 뒤진 8회말 1사 1,2루에서 롯데 우완 불펜 장시환과 맞섰다.

장시환에게 볼 카운트 2스트라이크에 몰린 김태균은 파울 2개를 치며 삼진 위기를 넘겼고, 풀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쳤다. 장시환의 8구째 공이 조금 낮게 제구됐고 김태균은 배트를 내밀지 않았다.

김태균은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66경기째 출루 행진을 이어갔고, 곧바로 대주자 강경학으로 교체됐다.

김태균은 당시를 떠올리며 "치료 기간에 수면량이 충분하지 않아 다소 피곤했다. 집중력이 떨어지니 공이 잘 보이지 않더라"며 "마지막 타석에서 어렵게 볼넷을 골랐다"고 했다.

'피곤'이 풀린 김태균은 이후 어려움 없이 기록을 이어갔다.

12∼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경기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치며 이치로의 69경기 연속출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16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 5회초 타석에서 상대 선발 최원태의 초구를 좌전 안타로 연결해 70경기를 채웠다.

5월 11일 롯데전 외에도 위기는 있었다.

2016년 8월 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타수 5안타를 치며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을 시작한 김태균은 그해 9월 7일 마산 NC전에서 3타수 무안타 무사사구로 침묵했다.

그러다가 9회 선두타자로 나서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당시에 강습 타구가 NC 유격수 손시헌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되면서 발이 느린 김태균도 안타를 생산할 수 있었다.

9월 11일 인천 SK 와이번스전도 되돌아보면 아찔했다. 2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김태균은 7회 말 고의사구로 1루를 밟았다. 이날 김태균의 마지막 타석이었다.

9월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 가장 극적이었다.

당시 한화는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9회 말 수비에 돌입했다. 이때까지 김태균은 한 차례도 출루하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이 9회 말 한 점을 뽑아 승부가 연장전으로 흘렀다.

김태균은 10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쳤다. 삼성이 9회 말 점수를 내지 못하거나 2점을 얻었다면 김태균의 기록은 그대로 멈출 뻔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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