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르담 필 첼로수석 임희영 "대담하고 도전정신 넘치는 악단"

입력 2017-05-16 17:55
로테르담 필 첼로수석 임희영 "대담하고 도전정신 넘치는 악단"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고국에 제가 수석으로 있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러 간다는 것이 무척 설레고 기뻐요."

오는 6월 4일 내한을 앞둔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첼로 수석 임희영(30)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한국 공연은 제게 특별하고 귀중한 경험이자 잊지 못할 무대가 될 것"이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로테르담 필은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와 함께 네덜란드 관현악의 전통을 견인해온 악단으로 꼽힌다.

1918년 창단돼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녔다. 네덜란드 출신 거장 빌렘 멜겔베르크를 시작으로 데이비드 진먼,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과 같은 명장들이 상임 지휘자를 지냈다.

임희영은 작년 2월 이 악단의 유일한 한국인 단원이자 최초 한국인 수석으로 선발됐다. 이 악단의 최연소 수석 주자이기도 하다.

예원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재 코스를 밟은 그는 졸업 후 뉴잉글랜드음악원과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바이마르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 학위와 파리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을 동시에 수료했다.

2009년 워싱턴 국제 콩쿠르 1위, 미국 아스트랄 아티스트 내셔널 오디션 우승 등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던 중 이 악단 첼로 수석에 선발됐다.

"입단하자마자 영국 에든버러, 스위스 루체른 등 유서 깊은 페스티벌과 유럽 각지의 저명한 콘서트홀에서 연주를 했어요.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무대에 선다는 마음, 한국인을 대표한다는 마음이 뒤섞여 긴장되면서도 뿌듯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로테르담 필에 대해 "대담하며 도전정신이 넘치는 오케스트라"라고 소개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이스라엘, 스위스, 벨기에, 스페인,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일본 등 20여개 국적의 단원들이 모여있어요. 유럽에서 정말 드문 오케스트라죠. 동료들과의 호흡도 환상적입니다. 배울 점이 많은 존경하는 음악가들이자 동료로서도 너무도 따뜻한 사람들이에요."

2008년부터 이 악단의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는 야닉 네제 세겐에 대해서는 "카리스마로 단원들과 관객들을 사로잡지만, 개개인에게 애정 어린 관심을 두는 인간적인 매력도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연주회를 보러오시면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제 연주 중 어떤 점이 좋았는지, 훌륭했는지를 따로 설명해주기도 해요. 유머러스한 면도 있어서 리허설 중 농담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주기도 하죠."

다만 이번 내한 공연의 지휘봉은 네제 세겐의 일정상 객원 지휘자 다비트 아프캄이 잡는다.

이들은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과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티켓 가격은 5만~18만원. ☎02-599-5743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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