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프 더용 "빙상 강국 기술 전수…소통하는 코치가 되겠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태릉선수촌에서 숙식하면서 선수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빙상 강국의 기술을 전수하겠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한국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코칭스태프로 합류한 '장거리 빙속 레전드' 보프 더용(41·네덜란드) 코치가 '빙상 강국' 네덜란드의 '필승 노하우'를 한국에 이식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더용 코치는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한국 대표팀의 기록을 끌어올려서 내년 평창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금메달리스트인 더 용 코치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1만m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은메달리스트인 이반 스콥레프(러시아)와 함께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대한항공)의 무동을 태우면서 한국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더용 코치는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이승훈을 더 빛나게 보이게 하려고 스콥레프와 함께 무동을 태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때문에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이승훈이 직접 더 용 코치를 마중 나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더용 코치는 첫 올림픽 출전 무대였던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1만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하게 올림픽 무대에 데뷔했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선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2006 토리노 대회 1만m에서 우승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단거리 종목과 상대적으로 성적이 부진한 장거리 종목의 기량 향상을 위해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한 더용을 코치로 영입했다.
특히 더용 코치는 태릉선수촌에 여장을 풀고 합숙훈련에 들어간 남녀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숙식을 같이하며 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더용 코치는 "선수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더용 코치는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 최고 강국"이라며 "나 역시 20년 넘게 프로 선수로 생활을 해왔다.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훈련을 해왔던 만큼 한국 선수들에게 많은 비법을 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기록뿐만 아니라 경기력이 좋은 주니어 선수들도 많다"라며 "어린 선수들에게도 다양한 지식을 전수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용 코치는 또 "예전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이끌었던 에릭 바우만(네덜란드) 코치를 비롯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으로부터 한국 생활에 대한 조언을 얻었다"라며 "히딩크 감독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해줬다. 언제든 연락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이승훈이 또다시 금메달을 따면 '무동 태우기'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내가 더 흥분할 것 같다"라며 "내가 포디움에 올라갈 수는 없는 만큼 다른 이벤트를 찾아보겠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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