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풍 "뮤지컬 '찌질의 역사', 웹툰과 싱크로율 높아요"

입력 2017-05-16 16:22
수정 2017-05-16 20:39
김풍 "뮤지컬 '찌질의 역사', 웹툰과 싱크로율 높아요"

창작뮤지컬 '찌질의 역사' 내달 개막…에이콤의 첫 대학로 뮤지컬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웹툰 '찌질의 역사' 인기 비결요? 사실 처음에는 별로 인기 없었어요. 아니, 바닥이었어요.(웃음) 그런데 '네 이야기니까 한 번 봐', '오빠 이야기더라' 식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어요. 그만큼 '공감'이 이 작품의 최고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방송인으로도 유명한 김풍 작가의 인기 웹툰 '찌질의 역사'(그림 심윤수) 가 창작뮤지컬로 재탄생돼 6월 3일부터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찌질의 역사'는 스무 살 무렵의 남성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서툴고 부끄러운' 연애담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다.

16일 서울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풍 작가는 "원작과 씽크로율(일치하는 정도)이 높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웹툰으로 '시즌3'까지 펼쳐낸 이야기가 공연에 다 녹아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뮤지컬이 장르 자체가 음악과 무대 연출로 이야기를 압축시킬 수 있는 특징이 있잖아요. 그걸 절묘하게 활용을 잘하셨더라고요. 제가 봤을 때는 원작 캐릭터들과 무대 속 배우들이 거의 비슷해요."

이날 함께 자리한 안재승 연출은 방대한 원작의 이야기를 2시간짜리 공연으로 압축시키는 작업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안 연출은 "캐릭터들의 수많은 에피소드 중 선택과 압축을 하는 과정이 어려웠다"며 "하나의 노래를 통해 두 개의 사랑 이야기를 동시에 전하는 방식 등을 취해 극이 지루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전개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창작 뮤지컬계 대부로 불려온 연출가 윤호진(공연제작사 에이콤)이 이번 작품의 총괄 제작을 맡아 공연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에이콤이 소규모 대학로 뮤지컬 제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호진 연출은 "어둡고 스케일 큰 작품만 하다가 이렇게 풋풋한 이야기를 다뤄보니 나도 같이 젊어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 이야기가 단순히 웃고 즐기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란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너무도 찌질했지만 훗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싶었어요. 이런 부분들이 많은 관객에게 공감을 얻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인공 '민기' 역에는 뮤지컬 배우 박시환, 박정원, 강영석이, '설하'를 연기하게 될 여주인공 역에는 정재은, 김히어라가 캐스팅됐다.

박시환은 "민기란 역할에 제 과거 모습을 떠올리면서 많이 몰입하게 된다"며 "많은 남성분이 이 캐릭터에 공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원도 "진심을 다해 사랑하다 보면 누구나 찌질해지는 순간들을 겪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진심과 찌질함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작품은 기존 명곡들을 이야기와 함께 엮어내는 주크박스 뮤지컬 형식을 취한다.

김형석, 김창환, 천성일 등 국내 가요계를 이끌어온 작곡가들의 명곡들을 3인조 밴드 '토끼굴'의 라이브 연주로 들려준다. 웹툰에 등장하는 델리스파이스의 '챠우챠우'를 비롯해 '늑대와 함께 춤을', '이 밤의 끝을 잡고' 등 대중에게 익숙한 인기 가요들도 음악으로 활용된다.

공연은 8월 27일까지. 전석 6만원. ☎ 02-2250-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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