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에 우원식 입성…권력지도·당청관계 어떻게 될까

입력 2017-05-16 15:19
수정 2017-05-16 15:40
與 지도부에 우원식 입성…권력지도·당청관계 어떻게 될까

禹원내대표, 김근태계 범주류…'86그룹·혁신위' 약진

秋와 '투톱' 호흡도 관심…친문직계와 관계설정 과제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새 원내대표로 개혁성향의 3선인 우원식 의원을 선출하면서 여권 내 권력지도 역시 재편되는 양상이다.

전임 우상호 원내대표에 이어 다시 '운동권 그룹'의 맏형 격인 인사가 원내 사령탑에 자리하면서 당내 개혁·소장파 의원들에게 힘이 실리는 기류가 감지된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친문(친문재인) 직계'인 홍영표 의원이 아닌 김근태(GT) 전 상임고문 계보의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당·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與 '86그룹' 소장파 약진…'혁신위 라인' 힘 실리나 = 우 신임 원내대표는 운동권 그룹의 맏형이자 당내 대표적인 개혁성향 의원으로 꼽힌다.

계파색은 상대적으로 옅은 대신 당내 민생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3년 동안 이끌며 현장형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졌고, 이 과정에서 당내 초·재선 의원들과 꾸준한 스킨십을 가졌다.

이에 따라 86(1960년대생·80년대 학번) 그룹을 필두로 한 소장·개혁파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51세의 임종석 전 의원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전격 발탁되고, 당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선대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송영길 의원 등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등 여권에서 86그룹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우 원내대표의 당선은 이런 흐름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혁신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혁신위 라인'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당시 우 원내대표는 혁신위원으로 활동했다.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우 원내대표는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과 함께 혁신위원으로 활동했다.

최근 활동이 뜸해진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역시 우 원내대표 선출로 다시 존재감을 키울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GT계 인사들 위주로 구성된 민평련에는 우 원내대표 외에도 설훈, 인재근, 이인영, 박완주, 유은혜, 홍익표, 기동민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 참여정부 당청균열 극복할까 = 우 원내대표 선출로 청와대와 민주당의 당·청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지에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초기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집권여당인 민주당과의 '찰떡 공조'가 필수 요소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의 청문회 통과는 물론 개혁입법이나 일자리 추경 예산 등을 통과시키려면 제1당인 민주당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경쟁을 벌인 친문진영 홍 의원과 비교하면 우 원내대표가 청와대와의 소통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당청갈등 폐해를 경험했던 만큼 이번에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원활한 당·청 관계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2004년 6월 김근태 전 상임고문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서 당시 정부의 분양원가 공개를 두고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논쟁하자"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고, 우 원내대표는 당시 김 전 상임고문의 비서실장이었다.

우 원내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정견발표에서 "열린우리당 때에 우리는 많은 좌절을 겪었다. 지금 당·정·청이 한 팀으로 가기 위해 뭘 해야 할지, 경험을 통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정부, 청와대와 한 덩어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선 직후에도 "우리 모두가 문재인이고 우리 모두가 민주당"이라며 "대통령이 말씀하신 민생, 적폐해소, 탕평인사로 통합과 개혁의 길을 여는 데 온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당정협의에 대해서도 "초선 의원도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의 당정협의를 생각해 보겠다"며 "원내 중진회의도 설치, 정례화해서 중진의원의 경륜이 원내에 깊숙이 들어오도록 시스템을 짜볼 생각"이라고 나름의 구상을 밝혔다.



◇ 추미애와 '케미' 관심…"친문직계들과 소통 중요" = 당에서 사실상의 '투톱'을 이룰 추미애 대표와 우 원내대표가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최근 추 대표는 전면적인 당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당내에서의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이 시점에 우 원내대표가 또 하나의 중심축으로 부상하자 양측의 관계설정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금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청 일체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데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모두 한마음일 것"이라며 "탄탄한 협력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 역시 당선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나아가라는 것을 여러분의 명령으로 알고, 추 대표와 함께 손을 잡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당 운영이나 현안을 두고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가 경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홍 의원과 경쟁한 만큼 당내 친문직계 의원들과 원활한 소통을 이어가는 것 역시 우 원내대표의 과제라는 의견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친문직계 의원들은 당장 전면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결국 문재인 정부 내내 가장 핵심적 권력층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이들을 포용해야만 우 원내대표의 행보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