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발광' 고아성 "은호원으로 희로애락 다 펼쳐…시즌2 희망"

입력 2017-05-16 11:40
수정 2017-05-16 20:34
'자체발광' 고아성 "은호원으로 희로애락 다 펼쳐…시즌2 희망"

"실제로는 호원과 달리 굉장히 차분…공감능력이 제 가장 큰 매력"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여주인공이라는 포지션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은호원'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제가 가진 끼로 희로애락을 마음껏 다 펼칠 수 있어서 만족합니다."

최근 종영한 MBC TV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사회초년생 은호원 역을 맡아 취업준비생과 비정규직의 마음을 울린 배우 고아성(25)은 캐릭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고아성은 16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한 드라마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촬영이 끝나고도 한 장면 한 장면 곱씹으면서 생각하게 된다"며 "호원은 식탁 위에 와서 여전히 죽지 않고 팔딱팔딱 뛰는 생선 같은 친구였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호원에게 몰입해 가장 서러웠던 장면과 설레는 장면도 하나씩 꼽았다.

"가장 서러웠던 장면은 동생에게 편지 받고 우는 부분이었어요. 그 편지를 호원의 남동생을 연기한 배우가 직접 썼는데, 일부러 글씨를 삐뚤빼뚤하게 써서 편지를 보는 순간 바로 눈물이 났죠. 가장 설렌 장면은 호원이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후에 서우진(하석진 분) 부장님이 펜을 선물하는 부분요. 왜 펜인지 의아했는데 그저 폼나게 사인하는 게 아니라 자기 이름을 걸고 책임감 있게 결재하라는 뜻이라고 해서 감동했어요."

그는 제일 기억에 남는 명대사로는 '오늘만 행복하자, 그럼 매일매일이 행복한 날들이 될 거다'를 꼽았다.

고아성은 "이 대사가 담긴 '그래도 괜찮은 하루'라는 책은 실제로 감명 깊게 읽어서 주변에 선물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은장도' 트리오와는 마지막 촬영 때 서로 눈물도 보였다고 남다른 팀워크를 자랑했다.

"은호원, 장강호(이호원), 도기택(이동휘)은 정말 각별했어요. 마지막 신을 찍을 때 눈물이 너무 나서 혼자 어디 들어가서 몰래 울었는데 종방연 때 호원 오빠도 울었다고 고백하더라고요."

한참 지지고 볶은 후 로맨스까지 이어진 하석진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사실 드라마 시작 때는 멜로 라인이 아예 없었어요. 그런데 PD님께서 포스터 투샷을 찍은 후 '(멜로) 해야겠다' 하시더라고요. 갑작스러운 멜로 라인은 배우들이 경계하기 마련인데, 하석진 배우님이 중심을 잘 잡아주셨어요."

고아성은 팬들이 시즌2를 기다린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촬영장에서 '정말 호원이가 대리까지 달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은 많이 했다"며 "배우와 스태프가 그대로라면 시즌2도 하고 싶다. 이야기를 계속 꾸려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1997년 외환카드 CF 아역 모델로 데뷔한 고아성은 2006년 영화 '괴물'을 통해 연기자로서 본격적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풍문으로 들었소'(2015) 등 드라마에도 도전했고 '자체발광 오피스'는 그의 첫 단독주연 작품으로 남았다.



어느덧 데뷔한 지 약 20년, 그는 극중 호원과 달리 매우 조용하고 신중했다. 질문 하나에 답을 내놓는 데도 수 분이 걸렸다.

그는 "제가 나온 영화나 드라마도 5년은 지나야 마음 편히, 객관적으로 다시 볼 수 있다"며 "평소에 매우 차분한 편이라, 목소리 자체를 크게 내본 게 이번에 호원이를 통해 처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자신의 매력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그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답했다.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매력을 잘 알아보는 게 제 매력 아닐까 싶어요. 공감에 뛰어나거든요. 그래서 배우의 삶에 너무 감사해요. 배우란 직업이 제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커요. 배우를 하면서 시대에 도태되지 않는 '감'을 유지하고 싶어요. 특히 제가 30대가 되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확신이 들어요. 그렇다고 계획을 세부적으로 세우는 편은 아니고요. 그래야 인생이 더 재밌으니까요."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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