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수언론 "조선총련, 내부에 '일본은 적' 학습자료 배포"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재일본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이 일본을 적(敵)으로 표현한 학습자료를 작성해 산하기관에 배포했다고 보수 성향의 일본 언론 산케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조선총련이 3~4월 만들어 지방본부에 배포한 18쪽 분량의 자료에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인 일본이 군사적 압박과 제재를 연달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자료에는 작년 북한의 핵실험과 광명성4호 발사에 대해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은 무기실험을 반복하며 적에게 무자비한 타격을 가해 그들의 기세를 잘라냈다"고 적혀있는데, 여기서 언급된 적은 일본과 미국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자료에는 "국방분야에서의 빛나는 승리는 조국인민에 민족적인 자부심을 주고 미국과 일본에 부끄러운 파멸을 부여했다",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원수님은 영도를 위해 각별한 풍모를 가지고 있다. 항상 승리에의 길로 조국을 이끄는 탁월한 영도자다" 등의 내용도 담겼다.
산케이는 조선총련 관계자를 인용해 조선총련이 2월 김정남 살해사건 후 조직 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우상화를 추진하고 동요하는 조직을 단속하기 위해 이 같은 자료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김정남 살해사건을 둘러싸고는 조선총련 간부들이 내부의 비공식 회합에서 "사체는 김정남의 것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VX 신경작용제에 의한 독살을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등의 설명을 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김정남씨는 북한 당국에 의해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불쌍하다"는 목소리가 분출되며 동요가 퍼져나갔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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