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도부, 중진부터 복당파까지 만나 쇄신책 모색
당노선, 전대방식 의견수렴…"집단지도체제 복귀" 주장도
'新보수론', '외연확장론' 봇물…홍준표·정우택 행보 주목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중진 의원부터 최근 복당한 의원들까지 두루 만나 당 쇄신책을 모색한다.
한국당 지도부는 이번 주 서청원 의원 이하 중진 그룹, 바른정당을 떠난 복당파, 초·재선 그룹, 상임위원회 간사단과 연쇄 회동할 계획이라고 당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대선 패배의 원인,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 당의 향후 진로 등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최대 관심사는 당의 새로운 노선과 쇄신 방향, 그리고 이를 구현할 전당대회다.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내주 중 전대 시기와 방식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선을 두고 당내에선 보수주의 색채를 뚜렷하게 해야 한다는 '신(新)보수론', 한국당을 외면한 20∼50대 유권자를 겨냥해 중도로 지지층을 넓혀야 한다는 '외연확장론'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전 대선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아직도 우리 국민은 한국당을 신보수주의 정당이 아닌 실패한 구(舊)보수주의 정권 세력의 연장으로 보고 있다"며 "이념적 지향점도 바꾸고, 지도부도 바꾸고, 정신도 바꾸고, 자세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휴식 중인 홍 전 후보는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자신이 당 개혁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추대론'이 확산할 경우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
정 권한대행도 전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당 구조의 근본적 혁신, 구성원과 지지층 변화, 이념적·정책적 지평의 확대로 당의 정체성을 재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도부가 수렴하는 의견에는 당 지도체제 개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지난해 새누리당 시절 총선 참패 이후 '집단지도체제'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바꿨다.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의 계파 갈등을 차단하고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는 취지였지만, 친박과 비박이 반목한 끝에 지금의 바른정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했다.
일각에선 과거의 집단지도체제로 돌아가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함께 선출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현재의 지도체제가 자리 잡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당헌·당규를 다시 바꿔야 하는 데다, 집단지도체제 회귀는 자칫 '자리 나눠 먹기'에만 그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야당으로서 '전투력'을 발휘하려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의 '투톱' 진용을 어떻게 꾸릴지는 일단 정 권한대행의 선택이 변수다. 그는 전날 TV조선에 출연해 "아마 도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경우 정 권한대행은 올해 12월까지 원내대표 역할을 수행한다. 친박 성향 인사가 원내 지도부에는 입성하지 못하지만, 홍 전 후보가 당권을 잡을 경우 강성 친박계가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전 후보는 이날 강성 친박계를 겨냥한 듯 "구보수주의 정권 세력의 잔재들"이라는 표현으로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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