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양대 라이벌 신문기업, 합병 논의 급물살

입력 2017-05-16 10:36
美시카고 양대 라이벌 신문기업, 합병 논의 급물살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170여 년간 경쟁해온 미국 시카고 지역의 양대 라이벌 신문기업이 하나의 법인체로 합병할 가능성이 구체적 현실로 가시화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15일(현지시간), 모기업 '트롱크'(Tronc)가 경쟁지 '시카고 선타임스'를 소유한 '래포츠 홀딩스'(Wrapports Holdings) 인수를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력 종합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을 소유한 거대 신문기업 '트롱크'는 이날 '선타임스'와 주간지 '시카고 리더'(Chicago Reader), 디지털 콘텐츠 사업체 '아그레고'(Aggrego)등을 보유한 '래포츠 홀딩스'에 인수 의향서를 보냈다며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합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트롱크와 래포츠가 수개월에 걸쳐 논의를 벌이고, 연방 법무부 반독점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친 끝에 나왔다고 트리뷴은 전했다.

래포츠는 선타임스 16일 자에 '지속적인 발간을 보장할 인수자'를 찾는 전면 광고를 낼 예정이다.

이 광고는 연방 법무부가 공정거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요구하는 조건으로, 만일 광고가 나간 후 15일 내로 새로운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트롱크의 래포츠 인수에 문제가 없어진다.

트롱크 측은 빠르면 다음 달 1일로 래포츠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롱크와 래포츠의 합병은 사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트리뷴은 2007년부터 선타임스와 자매지 배달을 대행했고, 2011년부터는 인쇄까지 맡아서 해왔다. 2014년에는 선타임스가 시카고 교외 지역에서 발간하는 일간지 6개와 주간지 32개를 2천350만 달러에 매입했다.

또 트롱크는 작년 2월 래포츠의 사실상 소유주 마이클 페로(50)를 단일 최대 주주로 영입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가 겸 투자 사업가인 페로는 2011년 '선타임스 미디어'를 인수하고 '래포츠'로 기업명을 변경했다.

트롱크 최고경영자(CEO) 저스틴 디어본(47)은 래포츠 인수에 대한 확신과 긍정적 기대를 표명하면서 "두 기업이 합병하더라도 시카고 트리뷴과 선타임스는 계속 별개 매체로 발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트리뷴과 선타임스는 1800년대부터 라이벌 신문으로 경쟁하면서 미국 10대 일간지 순위를 지켜왔다.

1847년 시카고 트리뷴 창간과 함께 출범, 2000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를 인수하고 복합 언론기업으로 성장한 '트리뷴 컴퍼니'는 2014년 방송을 주축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신문사업체를 별도 법인 '트리뷴 퍼블리싱'으로 분사시켰으며, 작년 6월 트롱크(Tribune Online Content)로 상호를 변경했다.

선타임스는 '시카고 데일리 저널'(1844)을 모체로 만들어진 '시카고 데일리 일러스트레이티드 타임스'(1929)와 '시카고 선'(1941)의 합병으로 1948년 창간호를 냈다.

한편, 트롱크는 지난해 미국 유일의 일간 전국지 'USA 투데이'를 발간하는 '개닛 컴퍼니'(Gannett Company)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으나 6개월간 협상 끝에 무산됐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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