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등장인물 절반 이상은 30∼40대·남성…다양성 부족"
방통위 보고서 "대부분 황인종·표준어 구사…장애인도 거의 없어"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드라마 등장인물의 절반 이상이 30∼40대이거나 남성인 것으로 나타나 프로그램 내용 측면에서 다양성을 표현하는데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미디어 다양성 조사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드라마 출연자의 62.3%는 남성이었으며 연령대로는 30∼40대 등장비율이 52.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등장인물의 99.3%는 황인종이며 표준어를 쓰는 비율은 95.4%였다. 98.4%는 장애가 없었다.
2015년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여성(50.1%)이 남성(49.9%)보다 조금 더 많으며 30∼40대 비율은 31.9%다. 드라마에서 30∼40대 남성이 실제보다 과다 재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지상파(KBS·MBC·SBS), 종합편성채널(TV조선·채널A·JTBC), 케이블 드라마 채널(tvN·OCN)의 저녁 시간대 드라마 가운데 115편을 조사 표본으로 정한 뒤 여기에 출연한 인물 3천831명의 성별, 연령, 직업, 인종, 언어 등을 분석했다.
등장인물의 직업은 3명 중 1명이 전문가(31.1%)였다. 지난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우리나라 전문가 비율이 10.1%로 조사된 것을 고려하면 실제보다 드라마에서 전문가가 더 많이 등장했다.
주인공 분석에서는 특정 인종·직업·언어가 과다 표출되는 현상이 더 뚜렷했다.
주인공은 모두 황인종이었다. 표준어를 사용하는 비율도 97.7%에 달했다. 전문가인 비율은 42.2%로 전체 등장인물의 전문가 비율보다 높다. 드라마 자체가 현실속의 다양한 사회계층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한편 방통위가 드라마 등장인물 다양성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를 보면 등장인물이 '다양하다'는 응답은 36.2%였다.
'다양하지 않다'는 대답은 23%로 집계됐다. '보통이다'는 응답은 40.8%였다.
응답자들은 사투리(5점 만점에 평균 2.68점), 출신 지역(2.67점), 인종·국적(2.34점), 신체·정신장애(2.17점) 다양성에 낮은 점수를 줘 해당 분야의 다양성이 특히 부족하다는 인식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디어가 가지는 의견 형성력(opinion performing power)을 염두에 둘 때 이번 분석은 등장인물의 사회문화적 특성이 현실과 어느 정도 괴리가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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