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부담되는 은행 가계대출…4월 증가액, 예년의 2배(종합)

입력 2017-05-15 12:00
수정 2017-05-15 14:11
여전히 부담되는 은행 가계대출…4월 증가액, 예년의 2배(종합)

全금융권 가계대출 7.3조↑…금융위는 "작년보다 줄고 안정적 추세" 평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박초롱 기자 =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1년 전보다 줄었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7년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8조6천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동안 4조6천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액이 올해 들어 최대치다.

앞서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1월에 585억 원에 불과했지만 2월과 3월에는 각각 2조9천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달 증가액은 2010∼2014년 4월 평균 2조2천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가계부채가 이례적으로 폭증한 2015년 4월(8조5천억원)이나 2016년 4월(5조2천억원)보다 줄었지만 안심하기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다시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가 이날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안정적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 대비된다.





앞서 이날 오전 금융위는 지난 4월 가계대출이 은행과 비은행권을 합쳐 7조3천억원(금융감독원 속보치 기준) 늘었다고 밝혔다.

작년 4월 증가액(9조원)보다 1조7천억원 줄어든 규모다.

금융위는 "작년에는 부동산시장 정상화, 저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했으나 올해 들어 시장금리 상승, 가계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 등으로 증가세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을 포함한 가계의 부채는 소비 제약 등으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문재인 정부는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15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총량관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을 구체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41조8천억원으로 3조3천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은 "집단대출이 꾸준히 취급되는 가운데 봄 이사철 주택거래와 관련된 자금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175조9천억원으로 1조3천억원 급증했다.

증가액이 3월 3천억원에서 껑충 뛰면서 작년 11월(2조7천억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한은은 이사철 자금수요에다 5월 초 연휴에 여행 등으로 대출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은행에서 빌린 돈도 크게 늘었다.

4월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65조1천억원으로 한달 사이 6조6천억원 불었다.

대기업의 대출 잔액은 158조5천억원으로 5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중소기업 대출이 606조6천억원으로 6조1천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268조1천억원으로 2조2천억원 늘었다.

구조조정 등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몰리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국내 소비의 부진으로 음식, 숙박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의 수신잔액은 1천464조7천억원으로 3월과 변동이 없었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부가가치세 납부, 배당금 지급을 위한 기업의 자금 인출 등으로 5조6천억원 줄어든 반면, 정기예금은 7천억원 늘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잔액은 500조9천억원으로 14조6천억원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10조천억원 늘었고 파생상품 등 신종펀드가 4조2천억원, 채권형 펀드가 1조원 각각 증가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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