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공무원 사칭해 폐지줍는 노인 기초수급비 가로채

입력 2017-05-15 12:00
구청 공무원 사칭해 폐지줍는 노인 기초수급비 가로채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구청 공무원을 사칭하며 취약계층 노인들의 생계비를 가로챈 3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폐지를 수집하거나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현금을 주면 기초생활수급비를 더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허모(38)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동종 전과로 복역하다 작년 10월 출소한 허씨는 2016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같은 방법으로 서울 중랑구, 경기 구리, 남양주 지역 노인 20명에게 35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허씨는 10여년전 구청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알게 된 기초생활수급비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구청 공무원이라고 하면 따로 의심하지 않는 고령의 노인을 노려 범행을 계획했다.

노인이 출입하는 허름한 집이나, 집 앞에 폐지 수거 리어카가 세워진 곳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집을 방문해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현금 20만∼30만원을 주면 매달 기초수급 보조금을 더 많이 받도록 해주겠다고 속였다. 현금을 받으면 추가 서류를 요구하며 피해자들이 이를 준비하는 사이 도망갔다.

피해자들은 70∼80대 노인들로, 하루 종일 폐지를 주워 1만원 남짓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구청 공무원들은 기초생활수급비를 추가 지급해주겠다며 현금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유사한 피해를 봤거나 목격했을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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